▲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겸 서울총회 의장이 참석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 상속과 관련해 가족 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고 있다고 직접 밝혔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 폐막 이후 대한항공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조 회장은 “선대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시는 바람에 (유언에 대해) 특별히 말씀을 많이 못하셨다. 들을 기회도 많이 없었다”며 “그러나 평소에 말씀하셨던 내용이 ‘가족 간 화합해서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항상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바탕으로 저희 가족들과도 지금 많이 협의하고 있고, 합의가 완료됐다고 말씀을 못드리지만 지금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더이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데 결과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진그룹이 차기 동일인(총수) 변경 신청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아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직권 지정했다.

한진그룹이 변경 신청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한 것을 놓고 조 회장의 선임 과정에서 남매간 분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한진그룹은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 보통주 1055만3258주(17.84%)에 대한 상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별도 유언이 없을 경우 이중 부인인 이명희 전 이사장이 5.94%를 받고, 조원태, 조현아, 조현민 남매는 각 3.96%씩 지분을 받게 된다.

조원태 회장은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3%의 한진칼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각각 3.96%씩 지분을 받으면 ▲조원태 6.30% ▲ 조현아 6.27% ▲현민 6.26%가 된다.

문제는 이 지분율이 경영권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특히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는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 15.98%로 경영권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선 가족의 지분 양보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가족 간 견해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조 회장이 최근 KCGI 측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날 조 회장은 “KCGI는 한진칼의 큰 주주긴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저나 회사가 KCGI를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최근에 만난 것은 없으며,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작년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상속세 재원에 마련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말을 아꼈다.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가치는 약 3500억여원으로, 상속세율 50%를 감안해도 상속세 규모는 1700억원이 넘는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 지분 상속 이후에도 상속세 납부에 대한 가족들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분 상속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되며, 상속 지분율을 두고 가족 간 협력이 수월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동일인 지정 과정에서 불거진 가족 간 갈등설의 불씨가 여전히 불식되지 않고 있다.

한진 오너 일가의 상속세 신고기한은 오는 10월 말일까지다. 이들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조양호 전 회장의 대한항공, 한진 등 퇴직금을 활용하거나, 기타 계열사의 지분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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