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에 앞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2020.01.07.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국민들이 불편과 어려움을 견디고 응원해 주신 덕분에 정부는 ‘함께 잘사는 나라’, ‘혁신적 포용국가’의 틀을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따라 우리 정부는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 경제·사회구조의 근본적 변화와 개혁으로 사회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을 청산하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노력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변화를 위한 기반을 다져왔음을 강조하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성과를 통해 이를 증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평화 위한 인고의 시간…남북 대화 나서겠다”
DMZ 국제지대화, 평화경제 거듭 강조南北 함께 김정은 답방 여건 갖춰야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인고의 시간”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향한 신념과 국민들의 단합된 마음이 절실한 시점”이라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까지 한반도에 드리웠던 전쟁의 먹구름이 물러가고 평화가 성큼 다가왔다”면서도 “그러나 지난 1년간 남북 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북미 대화가 본격화 되며 남북 모두 북미 대화를 앞세웠던 것이 사실”이라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성공하면 남북 협력의 문이 더 빠르게 열릴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북미 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무력의 과시와 위협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지정한 ‘새로운 길’의 공식 기한(2019년)이 경과하고, 지난달 미국을 겨냥해 ‘성탄절 선물’을 언급하며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이 본격적인 무력시위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북한을 달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제적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북 사이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며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이어 “남북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라며 “8천만 겨레의 공동 안전을 위해 접경지역 협력을 시작할 것도 제안한다. 김정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또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는 남북한의 상호안전을 제도와 현실로 보장하고 국제적 지지를 받기 위해 제안한 것”이라며 “평화를 통해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은 궁극적으로 평화경제”라 역설했다.

‘평화경제’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 직후 언급한 개념으로, 북한과의 우호적 관계를 지속해 경제협력을 이어나가면 일본경제를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현재에는 저개발에 머물며 잠재성장력을 지닌 북한과의 교류·협력이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에도 큰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전망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한 축이 되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문 대통령이 제안해온 것들은 △남북 철도·도로연결사업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활성화 △DMZ 국제지대화 등이다. DMZ 국제지대화는 UN 등 국제기구 지부 등이 한반도 평화 문제 해결을 위해 DMZ에 머물며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는 분단이 더 이상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는 시대를 만들어 남북한 모두가 주변 국가들과 함께 번영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 지켜지지 못한 합의를 되돌아보고 국민들 기대에 못 미친 이유를 되짚어보며 한 걸음이든 반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 강조했다.

 

올해가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임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공동행사를 비롯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길 바란다”고도 전했다.


日에 수출규제 철회 촉구…러시아 통한 신북방외교 전기 마련 기대

문 대통령은 국제 관계와 관련해 “정부는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신남방·신북방정책에 더욱 속도를 내 외교를 다변화해 나가겠다”며 “미국과의 전통적 동맹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반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완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는 올해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방한이 예정돼 있는 만큼 한중관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며 “양국 간 협력관계를 한층 미래지향적으로 진화시켜 가겠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한다면 양국 관계가 더욱 빠르게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또 “러시아는 신북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라며 “양국 수교 30주년이 되는 올해 신북방 외교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공화국에 대한 우리 신념은 우리가 들었던 촛불만큼이나 뜨겁다”며 “우리가 지난해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특별히 기념한 것은 그 정신이 그대로 민주공화국의 기초가 되었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이어 “민주공화국은 상생으로 더 확장되고 튼튼해진다.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함께 잘 살 수 있을 때 국민 주권은 더 강해지고 진정한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며 “극단주의는 배격되고 보수와 진보가 서로 이해하며 손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제 새로운 100년을 시작한다”며 “혁신과 포용, 공정과 평화를 바탕으로 함께 잘 사는 나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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