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6일 총선에 출마할 청와대 인사들과 조직에 대한 개편을 단행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 들어 청와대 조직진단에 따른 두 번째 조직개편”이라며 “현 대통령 비서실·안보실·정책실의 3실장을 필두로 12수석 49비서관 체제를 유지하되 효율적 업무분장을 위해 일부 비서관의 업무와 소속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개편은 국정운영 후반기를 맞아 핵심 국정과제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효율적인 국정 보좌 및 국정과제 추진동력 확충 등을 위해 청와대의 조직·기능을 일부 재편하며 일부 비서관의 업무와 소속을 조정하고 몇몇 자리를 새로 마련했다.
○ 연설기획비서관→기획비서관, 국정기획상황실→국정상황실
먼저 국정 전반에 대한 상황 및 동향을 파악하는 국정기획상황실이 ‘국정상황실’로 바뀌고, 연설기획비서관은 ‘기획비서관’으로 재편됐다. 기획비서관은 국정운용기조를 수립·기획하고 각종 국정 아젠다와 일정, 메시지 등을 기획한다.
이에 따른 국정상황실장에는 이진석 정책조정비서관이, 기획비서관에는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이 각각 내정됐다.
이진석 비서관은 울산 학성고를 거쳐 고려대 의대를 졸업해 서울대에서 의학 석사·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 비서관으로 있다가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종식 비서관은 제주 대기고를 거쳐 고려대 언어학과를 졸업했다. 민주통합당 대변인과 민주당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연설기획비서관 등을 지냈다.
○ 통상비서관→신남방·신북방비서관, 산업정책비서관→산업통상비서관
통상비서관은 경제수석실 산하에서 경제보좌관 산하의 ‘신남방·신북방비서관’으로 바뀌며 신남방·신북방정책 및 정상외교를 지원한다. 또 산업정책비서관이 통상 업무를 이관하며 ‘산업통상비서관’으로 재편됐다.
신남방·신북방비서관에는 박진규 통상비서관이 지명됐다. 박 비서관은 대전 대신고를 졸업해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영국 버밍엄대에서 국제경제학 석사 및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행정고시 34회를 패스한 관료 출신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 무역정책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현 정부 출범 뒤 청와대에 입성해 통상비서관을 지냈다.
또 산업통상비서관에는 강성천 산업정책비서관이 내정됐다. 강 비서관은 대광고를 졸업해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인디아내대에서 경제학 석사·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진규 비서관과 마찬가지로 행정고시(32회)를 거친 관료 출신이며, 무역위원회 상임위원과 산자부 산업정책실장, 통상차관보 등을 지냈다.
○ 정책조정비서관·일자리기획비서관→일자리기획·조정비서관
정책조정비서관과 일자리기획비서관은 일자리기획·조정비서관으로 통합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과 국회의장 정책기획비서관 등을 지냈던 이준협 일자리기획비서관을 내정했다.
○ 신설 : 디지털혁신비서관, 국민생활안전담당관, 소재·부품·장비산업담당관, 방위산업담당관
한편 문 대통령은 핵심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디지털혁신비서관, 국민생활안전담당관, 소부장산업담당관, 방위산업담당관 등을 신설했다. 담당관은 고위공무원단에 포함되는 선임행정관 또는 3급 공무원으로 임용될 예정이다.
디지털혁신비서관은 과학기술보좌관 산하로 방송통신산업, 데이터 활용, 디지털 정부 업무 등을 담당한다. 이는 미래 먹거리 선도를 위해 추진하는 현 정부 경제정책 기조 중 하나인 혁신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자치발전비서관 산하에 설치될 국민생활안전담당관은 교통, 산재, 자살 및 어린이 안전 등 국민생활안전에 밀접하게 연결되는 분야를 맡고, 방위산업담당관은 방위산업 육성 및 수출형 산업화를 추진하게 된다.
특히 지난해 7월 이후 일본 수출규제로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이 강조돼 왔지만 소부장산업담당관은 이와 무관하게 소재·부품·장비산업을 지원 및 육성해 경제체질 개선에 나서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번 조직개편으로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주형철 경제보좌관 등은 총선을 염두에 두고 청와대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실장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역구로 있는 서울 구로을 지역에 나갈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지만 자택이 있는 경기 부천소사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 대변인도 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총선 출마여부를 고심 중이지만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은 상태다. 공직자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오는 16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고 대변인이 출마할 경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인 고양시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