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급락했던 주가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반등했지만, 유독 은행주들이 상대적으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실적 불확실성, 정책 부담, 주주환원 후퇴 등이 맞물려 은행주의 부진을 낳았다고 진단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490.71로 전일대비 1.06% 떨어졌다. 올해 들어 30%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5.4%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2배에 달한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가가 급락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은행주도 양상은 비슷했다. 다만, 하락 구간에선 더 많이 빠졌고 상승 구간에선 덜 올랐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의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 ▲정부 정책에 따른 은행 자산 건정성과 수익성 훼손 ▲주주환원정책 후퇴를 꼽았다.

은 연구원은 “(은행주들의) 1분기 실적은 시장의 우려만큼 또는 하락한 주가만큼 나쁘지 않다”면서도 “2분기엔 3월 50bp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3분기 이후엔 잠재 신용위기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은행들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가계·기업 지원책의 부담도 떠안으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융 위기 등 극단적인 비관론은 배제했다. 과거대비 월등히 높아진 자본력과 역대 최고 수준의 자산건정성 등을 감안할 때 금융위기가 재차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정부 개입이 늘면서 은행의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이 훼손되는 상황은 부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현재 은행권은 통화·재정 정책의 부담 외에도 초 저금리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채안·증안 펀드 출자 등 금융회사가 아닌 금융기관의 역할을 도맡고 있다.

은 연구원은 “시장의 직관적 우려만큼 정책 부담에 따른 실적 훼손 영향은 크지 않다”며 “초 저금리 대출은 정부에서 일정 부분 이차 보전을 해주며, 과거와 같은 부실 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도 강요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권에 정책 부담을 전가한 만큼 관련 규제도 빠르게 풀리고 있다. 실제로 원활한 자금 공급을 위해 바젤Ⅲ 최종안 중 일부를 조기 도입하며, 유동성 커러리지비율과 예대율을 손 볼 준비를 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이 후퇴하는 점도 주가 하락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일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 대비를 위해 은행권에 배당을 줄이고 자사주 매입 및 성과급 지급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이는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미국 금융 서비스 포럼(Financial Services Forum) 구성 은행들은 2분기까지 자사주 매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 역시 유럽 19개국 전 은행에 자수 매입과 배당 중단을 권고했다.

은 연구원은 “금융당국 눈치가 보이는 상황에서 당분간 은행권의 전향적인 자본 활용 정책은 기대하기 힘들다”면서도 “배당성향 후퇴 같은 비이성적인 결말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에 정책 부담을 전가한 금융당국과 적극적인 주주환원기조르르 약속하 경영진 모두에게 부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불확실성과 정책 부담은 현재로선 해소할 방안이 부재하다는 판단이다. 은 연구원은 “유의미한 주가 상승을 위해선 자본정책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KB금융의 공격적인 자본활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하나금융의 중간배당 규모, 신한지주의 중장기 자본정책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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