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 “黃이 결정 못하니 아무것도 안되고 있다” 토로
“승부 겁나 뒷걸음치는 黃에게 국민들이 미래 맡기겠나”
黃, 종로 결정했지만 전략상 ‘출마 선언 미룬다’는 얘기도

▲(왼쪽부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월 총선 서울 종로구에서이낙연 전 총리와 빅매치를 벌일 것이라는 각계의 기대와는 달리, 한국당이 황 대표 대신 신인을 차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이 종로에 황 대표 대신 신인을 차출한다는 보도에 대해 “여러 가지 제안 중 하나”라며 “종로에 황 대표가 나가든지 간판급 주자가 나가든지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시간이 없다는 성토가 나온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관계자는 2일 뉴스1과 통화에서 “황 대표가 종로 출마 여부 결정을 해야 주요 인사 컷오프든 차출이든 결정을 할 수 있다”며 “황 대표가 결정을 못하고 있으니 아무것도 안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황 대표는 SBS가 2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종로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기사에서 지지율 26.0%로 이 전 총리(53.2%)에게 더블스코어로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95% 신뢰수준에 표본 오차 ±4.4%, 응답률 17.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여론조사에서 자신에게 매우 불리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며 “이렇게 간을 보다가 줄행랑을 놓을 거면 험지 출마라는 약속은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종로 출마를 포기하자니 겁쟁이가 되고, 험지처럼 보이는 텃밭을 찾고 싶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은 게 황 대표의 현 상황”이라며 “단 한 번의 승부수조차도 겁을 내며 뒷걸음질 치는 황 대표에게 국민들이 뭘 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기겠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종로 출마가 어디까지나 황 대표의 결정인 만큼 ‘이낙연 피하면 겁쟁이’라는 비아냥은 더불어민주당 프레임이고, 숨을 고르고 전략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는 당내 주장도 나온다.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왜 황 대표는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정확하게 말을 못하느냐’는 물음에 “민주당이 만든 프레임에 우리가 쉽게 그냥 응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황 대표의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이나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 (민주당이) 프레임을 설정해놓고 오라고 해서 우리가 덥석 갈 일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당에 도움이 되고 선거를 효율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공관위에서 여러 차원의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나. 지금으로서는 그 정도만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정치권 일각에선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결정했지만 전략적 판단 등으로 출마 선언을 보류하고 있다는 얘기도 돈다.

이 전 총리가 ‘황교안 종로 나오라’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보수대통합을 추진 중인 황 대표가 섣불리 종로 출마를 선언하기보단 통합이 어느 정도 정리된 시점에서 ‘종로 출마 축포’를 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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