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이시아 기자]현대자동차그룹 노동조합이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난항을 겪자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했다.

30일 현대차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개표한 결과 재적 대비 70.54%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찬반투표에는 전체조합원 5만293명 중 4만2204명(투표율 83.92%)이 참여해 3만5477명(투표자 대비 84.06%)이 찬성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7일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다음 달 중노위에서 조정중지 결과가 나오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는 노조가 여름휴가 기간이 끝나는 내달 중순쯤 파업을 진행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지난 2012년 이후 8년 연속 파업이다. 노조는 지난 5월 30일부터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주요 쟁점에서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지난 19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사측에 기본급 12만3526원(5.8%‧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 인력 충원,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정년 64세로 연장 등을 요구했다. 이 중 정년 연장과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등이 노사가 대립하는 핵심 쟁점이다.

노조가 최근 직원들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사측은 전기차 비중 확대로 인해 현재와 동일한 규모의 인력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점과 막대한 인건비가 추가로 지출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한 사측은 통상임금을 기아자동차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 미지급금을 지급해달라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서도 이미 두 차례 모두 소송에서 노조가 패소했던 부분으로써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만약 노조가 8월부터 파업에 돌입할 경우 최근 눈에 띄게 살아나던 현대차 실적도 다시 기대치를 밑돌게 될 가능성도 크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며 실적 개선을 이끈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 등의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이달부터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됐는데 파업이 시작될 경우 물량 생산에 문제가 생겨 기대했던 수출 실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팰리세이드처럼 큰 인기를 끄는 신차는 없었지만, 여름휴가 전에 임금협상을 타결해 생산 차질에 따른 손실은 거의 없었다”며 “다음 달부터 하투(夏鬪)가 본격화되면 하반기 실적은 다시 기대치를 밑돌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팩트인뉴스 / 이시아 기자 jjuu9947@fac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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