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 = 정다운 기자] 이번 주(25~30일)에만 1611곳의 상장사가 주주총회를 개최하면서, ‘슈퍼 주총위크’가 시작됐다. 전체 상장사 가운데 72% 이상이 이번주에 주총을 여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신 외부감사법(외감법) 영향에 따른 감사보고서 지연과 의결정족수 확보에 애를 먹은 상장사들이 주총 일정을 뒤로 늦춘 영향으로 3월 말에 몰빵된 것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 2229개사 가운데 1611곳이 이번 주 주총을 개최한다. 상장사 10곳 가운데 7곳 이상이 이번 주를 주총일로 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3월 마지막주(26~30일)에 1067개사 주총을 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500여곳 이상의 상장사가 더 몰린 것이다.

이번 주 코스피 437개사, 코스닥 1034개사, 코넥스 140개사가 주총을 개최한다. 25일 총 149곳의 상장사가 주총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이번 주 내내 ‘주총위크’가 이어진다. 날짜별로 살펴보면 ▲26일 260곳 ▲27일 365곳 ▲28일 224곳 ▲29일 608곳 ▲30일 5곳 등 주말까지 주총이 계속될 예정이다.

특히 3월 마지막주 금요일인 29일에 경우에는 쏠림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611개 상장사 가운데 608곳(27%)이 주총을 연다. 이는 지난해 3월 마지막주 금요일 389곳이 주총을 열었던 것과 비교해서는 219곳이나 더 증가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주총 분사 정책에도 주총 쏠림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가 새로 시행된 외감법으로 인해서 회계 감사가 깐깐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회계법인에게 감사보고서를 늦게 받거나, 감사인과의 의견 충돌로 주총 날짜를 일찍 잡지 못한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의결권 위임 등을 통해 미리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해 주총 일정이 미뤄진 상장사들도 포착된다.

특히 감사·감사위원을 선임하려는 기업들은 대주주 의결권을 3%로 묶는 ‘3%룰’로 인해 의결 정족수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렇다보니 이번주에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특급 주총들도 많이 몰려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 주총은 대한항공(27일)과 한진칼(29일) 한진그룹 계열사들이다. 대한항공은 주총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쟁점이다. 사실 조 회장은 그동안 갑질과 횡령, 배임 등으로 수차례 논란을 빚으면서, 재선임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29일 열리는 한진칼 주총 역시도 뜨거운 감자다. 앞서 법원이 KCGI가 한진칼의 지분을 보유한 지 6개월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주주제안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KCGI의 주주제안 7것은 이날 주총에서 논의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조 회장과 가까운 석태수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KCGI에 이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도 석 대표의 재선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또한 같은 날로 주총이 잡힌 남양유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남양유업 배당확래를 위한 별도 심의·자문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낸 상태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총 53.85%에 달해 배당을 늘리면 일반주주보다 대주주의 이익이 늘어나게 된다는 논리로 국민연금의 제안에 공개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다만, 대주주와 일반주주에 대한 차등배당을 실시하는 방법도 있는 만큼 남양유업의 주장이 궤변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국민연금의 남양유업 보유 지분이 6.15%로 주주제인아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짠물 배당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반대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앞서 선제적으로 배당 확대를 피한 현대그린푸드 역시 남양유업, 한진칼과 같은 날짜인 29일에 주총을 연다. 어계에서는 현대그린푸드가 선제적으로 대응을 한 만큼 주총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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