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달 5일에 출시하는 세계 첫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 전량 자급제폰으로 내놓는 것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3사의 반발로 인해서 삼성전자가 계획을 접기는 했지만, 앞으로는 자급제폰의 비중이 점차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스마트폰 판매량의 90% 이상을 이통사 통해 공급해온 휴대전화 시장의 유통망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주 이통사들에게 갤럭시S10 5G폰을 통신사에 상관없이 개통이 가능한 자급제폰으로만 출시하겠다고 통보했었다. 이에 이통3사의 반발이 거셌고, 결국은 발표 하루 만에 철회했다. 통신사 제품 대신 자급제폰 물량을 늘리면 소비자는 어느 곳에서라도 5G폰을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제조사 입장에서도 통신사별 선탑재 앱이나 업그레이드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재고 관리가 편해진다.

하지만 이에 반해 이통사들은 자급제폰 확대에 대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통신사들은 선탑재 앱을 통해서 자사 서비스 근접성을 높였고, 이를 통한 가입자 확대가 효과가 컸다. 하지만 자급제로 유통되는 폰은 일명 언락폰(공기계)로 특정 통신사의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지 않는다.

사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국내 휴대폰전화 시장은 이통3사가 직접 유통하는 스마트폰이 거의 100%였다. 당시만해도 자급제폰 시장은 저가폰 위주로만 유통되거나, 프리미엄폰은 통신사가 정해진(이통사향) 제품보다 10%가량 비싸게 가격이 책정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2년 전부 매달 통신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삼성전자 등 제조사에 갤럭시S9 등 프리미엄 제품도 이통사향 단말과 자급제폰 출시 시점 가격을 맞추기로 하면서 자급제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정부도 자급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올해부터는 이통3사가 공통으로 출시하는 단말기 모두를 자급제로 판매하도록 했다. 제조사끼리 또는 유통망끼리 경쟁을 부추겨 가격을 낮추고 스마트폰 구입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삼성전자가 자급제폰 확대를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험에서 나온 자신감 때문이다. 이달 초 출시한 갤럭시S10 LTE의 경우 첫 개통량의 20~30%를 자급제폰이 차지했고, 삼성닷컴 등 온라인 직영 채널에서 일부 모델이 매진되기도 했다.

또한 전작인 갤S9의 자급제폰 판매율은 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했다. 자급제폰을 취급하는 네이버 스토어 등 온라인 유통채널이 다변화되고 쿠폰이나 적립금 혜택 등 부가 할인 서비스 경쟁이 나타난 것도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자급제폰이 확대되면 통신서비스 요금과 단말기 할부금으로 구성된 가계통신비 가운데 후자 부분에서 경쟁이 발생해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5G 폰 가격 인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서 한 통신사 관계자는 “자급제로 인한 가격 효과를 보려면 제조사나 통신사끼리 가격 경쟁이 전제돼야 하는데 모델이 제한된 5G 초기 시장에선 경쟁에 한계가 있어 당장 5G폰 가격 인하가 현실화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팩트인뉴스 / 정다연 기자 factinnews@factinnews.co.kr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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