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기기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병원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진단 영역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으로까지 옮겨왔다.

진단의료기기업체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구입경로의 접근성은 낮추고 진단 및 검사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진단기기시장 자체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정확하지 않은 검사법으로 인해 오히려 질병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7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패드형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 자가 진단 키트인 ‘가인패드’를 오는 30일부터 독점판매한다.

약 800개의 가맹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판매업 허가를 받고 판매 준비를 마쳤다. 편의점이 암진단 키트를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인패드는 자궁경부암 진단 장비를 직접 삽입하지 않고 팬티라이너와 유사한 패드를 4시간 동안 착용한 뒤 필터를 분리해 보존용기 박스에 넣어 TCM생명과학의 DNA검전센터에 보내면 사흘 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정밀도는 산부인과에서 내진을 통해 검체를 체취하는 방식의 결과와 98% 이상 일치한다는 게 GS25측 설명이다.

자궁경부암은 매년 전세계 50만명이 걸려 50%이상이 사망하는 여성 암 발생 2위 질병으로 알려져있다.

주요 발병 연령대는 20대부터 급증하지만 20·30 여성들의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고, 산부인과 병원 수의 감소 등으로 수검율은 20대가 26.9%, 30대는 53.1%에 그치고 있다.

진단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검사에 대한 두려움과 의료기관을 찾는 것을 꺼리는 이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진단기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들, 편의점서 진단키트 판매 ‘우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편의점에서 암진단 키트 판매를 시작한 데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24일 공식입장을 통해 “가인패드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HPV에 대한 검출을 목적으로 하는 검사인데 마치 자궁경부암 검진을 대체하는 것으로 보도자료 및 기사가 나오는 것은 여성들에게 잘못된 의료 정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HPV가 검출됐다고 자궁경부암으로 진단하는 게 아니고 세포학적 이상을 확인했을 때만 자궁경부암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HPV 바이러스 검출 관련 가인패드의 검사 일치도에 대한 신뢰성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고, 본질적으로 자궁경부에서 의사가 직접 채취하는 검사와 키트를 이용한 질 분비물 검사는 동일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이 검체를 정확히 채취할 수 없는 검사법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위음성 결과가 나와 질병 발견이 늦어질 경우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전문가에 의해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팩트인뉴스 / 김준하 기자 factinnews@fac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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