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KB캐피탈이 올 1분기 실적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급격한 성장에 따른 후유증을 앓는 것은 아닌지 시장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올해 1분기 KB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328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4억원)에 비해 7.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산하에 있는 캐피탈 회사 중 올 1분기 순이익이 감소한 곳은 KB캐피탈과 하나캐피탈(-3.5%), JB우리캐피탈(-3.2%), BNK캐피탈(-15.8%) 등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BNK캐피탈로 집계됐다.

반면 신한캐피탈과 NH농협캐피탈은 올 1분기 각각 456억원과 125억원의 순이익을 얻으며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가까이 순이익이 오르며 KB캐피탈의 뒤를 쫓고 있다.

KB캐피탈은 지난 2014년 KB금융그룹에 편입될 당시 약 4조원의 자산을 자랑하며 업계 6위권에 랭크됐으나, 2015년부터 연평균 40%대의 고속성장을 이어가며 제조업 계열 캐피탈사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을 공략한 결과 롯데캐피탈을 앞서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부동의 1위는 현대캐피탈로, 금융지주 캐피탈 계열사 중에서 치면 KB캐피탈이 1위였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KB캐피탈은 이러한 급성장의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크게 둔화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KB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전년(1204억원) 대비 약 6% 하락해 1134억원에 불과했다. 그 결과 전년 대비 300억원 가량 순이익이 증가한 하나캐피탈(1204억원)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서 전문가 등은 자동차금융에서의 성장 정체를 이유로 꼽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하락한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을 살펴보면 모두 자동차금융 사업 비중이 50% 이상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금융은 소액으로 많은 건을 취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자본규모가 적은 캐피탈 업계에서는 가장 중요한 사업 분야로 꼽히는 실정이다.

지난 2016년 KB캐피탈은 쌍용자동차와 손잡고 할부금융사 SY오토캐피탈을 설립하고 모바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KB차차차’를 출시하는 등 자동차금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아울러 중고차와 수입차 금융 등 틈새시장까지 공략하면서 2015년 631억원이었던 순이익은 2년 만에 1204억원으로 두 배 가량 뛰는 등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문제는 은행권과 카드사까지 자동차금융에 뛰어들면서 생겼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자동차금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워진 것이다. 더불어 현대·아주·롯데 등 자산 기준 빅4 캐피탈의 올 1분기 평균 연체율이 1.92%로 상승하며 연체율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연체율만 보면 올 1분기 롯데캐피탈이 2.07%, 현대캐피탈2.04%, KB캐피탈 1.96%, 아주캐피탈 1.63% 순이지만 상승폭은 KB캐피탈이 0.31%포인트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상승폭은 자산건전성 평가와 직결되는 사항인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종합해보면 자동차금융시장이 포화되고, 전반적으로 경기도 침해되며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악화되며 연체율이 높아져 KB캐피탈은 자산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것이다.

전문가 등은 “KB캐피탈이 친정인 KB금융에 손을 내민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3월 KB금융이 KB캐피탈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500억원의 증자를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효과가 있을 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우려했다.

 

팩트인뉴스 / 윤철우 기자 factinnews@fac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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