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 대규모 지원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한숨 돌린 아시아나항공이 군살을 빼고 몸값 올리기에 나선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영구채 5000억원을 매입하고, 신용한도를 8000억원 늘려 자본을 확충해 유동성 문제 해소를 포함한 경영정상화를 이뤄 연내 인수합병(M&A)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이 5000억원 상당의 영구채를 매입해주면 당초 10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700%대로 내려간다.

7조원이 넘는 부채로 인해 매각을 주저하는 인수후보 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도 빠른 시일 내에 매각 작업을 완료하기 위해 기재 축소, 비수익 노선 정리 등을 중점적으로 실시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 항공 측은 “시장의 신뢰를 조기에 회복하고 자금조달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다”며 “가능한 빠를 시일 내에 매각 절차를 완료할 수 있도록 금호산업과 협조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매력은 더 높아져 당초 예상보다 몸값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39개 부문, 224개팀 체제로 운영하던 조직을 38개 부문, 221개팀 체제로 개편했다.

이와 함께 비수익 노선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말부터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쳤던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매각 전에도 비수익 노선으로 분류한 국제선 항공노선 3개를 정리한다.

올해 9월 인천발 하바로프스크와 사할린 노선, 10월 시키고 노선 등 3개 비수익노선에 대해 운휴를 시행할 예정이다.


하바로프스크와 사할린 노선은 평균 50~60%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카고 노선의 경우 평균 80%의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90%를 기록하는 다른 미주 노선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낮은 편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2020년 이후의 노선 구조개선 계획에 대해서는 매각주간사 및 채권단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신중히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비수익 노선 구조조정과 함께 기재 축소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A380, B777 등 대형 기재 축소가 유력하다.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며 주목받았던 A380은 이제 항공사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특히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에 A380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항공기 시장이 대형기에서 중형기로 재편되면서 경쟁사인 대한항공은 항공기 주력 라인업을 A380에서 중·소형기로 전환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뒤늦게 대형기 도입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경영난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2014년 아시아나항공은 A380 6기를 도입하는데 2조원을 투입했다. 주로 금융리스(10년 할부)를 이용했는데 현재까지도 남은 금융리스가 1조3500억원이다.

그러나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총 부채가 이미 5조원에 달할 정도여서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무리한 대형기 도입이 이번 경영난의 단초가 된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형 기재를 정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항공기 규모가 작아지면 투입되는 인력도 줄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팩트인뉴스 / 김준하 기자 factinnews@fac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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