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정부가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망명을 허용한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이날 수도 키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에콰도르 정부는 외교 공관에 망명을 요청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전통에 충실히 한다"며 "어산지에게 외교적 망명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외무부는 “에콰도르의 결정으로 바뀌는 것은 없다”며 “어산지를 스웨덴으로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 당국은 어산지를 스웨덴으로 인도할 법적 의무가 있다”며 “우리는 그 의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웨덴 역시 에콰도르의 어산지 망명 허용 결정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칼 빌트 스웨덴 외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법률적이고 헌법적인 시스템은 모두의 권리를 보장한다”며 “우리는 반대 입장에 대한 어떠한 비난도 확고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어산지는 지난 2010년 8월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난 6월 스웨덴 송환결정 재심 요청이 영국 대법원에서 기각되자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망명을 신청했다. 미국에서는 국가 기밀문서 공개로 간첩 혐의 역시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어산지는 스웨덴으로 보내지면 재판없이 미국으로 넘겨지고 미국은 자신을 스파이혐의로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는 16일(현지시간) 영국 경찰이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피신 중인 줄리안 어산지를 체포하기 위해 “대사관을 급습할 수 있다”고 위협을 가한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위키리크스는 성명을 통해 "영국의 위협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는 "이 위협은 환경에 적절치 않은 적대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이라며 "전세계 망명을 기다리는 사람의 권리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어산지가 창립한 위키리크스는 2010년부터 주요 언론과 자체 웹사이트에 미국 외교 및 군사전문 25만건을 비롯해 수많은 정보를 공개해 글로벌 외교가에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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