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가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23일 공시에 따르면 건설업을 영위하는 동서 계열사 ‘성제개발’은 동서와 그 오너일가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상헌 동서 회장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지분 절반을 보유한 ㈜동서가 43.09%, 김 회장이 지난 2010년 장남 김종희 상무에게 증여한 32.98%, 김동욱・김현준 등 오너일가 3세가 각각 13%, 10.93%로 실상 김 씨 일가의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런데 이처럼 오너일가가 지분을 독차지하다시피 한 계열사에 의구심이 드는 정황이 포착됐다.


김 상무가 아버지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은 2010년부터 동서와 성제개발 사이의 거래내역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성제개발은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동서와 그 계열사로부터 20억에서 61억 미만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2010년 김 상무가 대주주에 등극하자 양사의 매출액은 전년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2010년 124억에서 2011년 177억원으로 자릿수가 바뀌었다.


▲ (위) 2010년 성제개발-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 (아래) 2009년 성제개발-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자료=전자공시
성제개발의 총매출액과 양사의 내부거래 비중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성제개발의 총 매출액이 2006년 104억에서 2011년 189억으로 85억원 증가했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19%대에서 93%대로 급증했다. 2010년에 54%대에서 90%로의 진입이 이뤄졌다. 이는 성제개발의 최근 실적 대부분이 내부거래를 통해 나온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같은 재무제표 내 수치를 근거로 업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장남 김 상무를 위해 일감을 몰아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이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동서 내 김 상무의 지배권을 강화하거나 편법승계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더욱이 김 상무가 보유한 모회사 동서의 지분이 2010년 3.46%에서 가장 최근(지난해 12월 3일 공시) 9.33%까지 큰 폭으로 증가하자 이같은 우려는 의혹으로 확산됐다.


동서 “일감몰아주기 의혹 터무니없어”


하지만 이에 대한 동서의 입장은 확고하다.


동서와 성제개발의 거래내역으로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사실과는 무관”할 뿐더러 관련 내용이 김 상무의 편법승계 의혹으로 확산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입장이다.


동서 측 관계자에 따르면, 동서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사이에 성제개발을 시공사로 선정, 물류센터 두 동을 건립했다. 이같은 비정기적인 창고 건립으로 인해 그 시기 성제개발의 내부거래 매출이 급증했다.


또한, 건설업 외에 주유소 사업을 진행했던 성제개발이 지난 2009년, 악화된 수익성 탓에 주유소 사업을 위탁으로 돌리면서 2010년 매출비중에서 동서의 내부거래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 관계자는 “성제개발의 2012년 감사가 다 끝나진 않았지만, 지난 2011년 총 매출액(189억)에서 50억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출규모는 100억 대로 늘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일감몰아주기라면,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동서가 전국에 물류센터 수십만개를 지어 몇천억쯤은 몰아줘야 맞지 않겠냐”며 해당 의혹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편법승계 의혹에 대해선 “김 상무가 지난 3년간 성제개발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8억원”이라며 “이 배당금으로 모회사의 지분은 1%도 살 수 없고, 최근의 지분 매입은 정당한 증여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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