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백악관
시리아 정부와 미국 정부의 신경전이 상당하다.


시리아 정부가 내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시 미국이 군사공격까지 검토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리아측은 미 정부가 이라크를 침공하기 위해 대량살상 무기가 있다는 허위 주장을 한 것처럼 이번 화학무기 관련 의혹도 이와 유사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가 내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 군사공격을 검토할 수 있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동원 가능한 방안을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내부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있지만 누가, 언제, 어떻게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사실이 확인된다면) 분명히 우리가 아직 동원하지 않은 방안들이 있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국방부 정책기획자들에게 시리아 추가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으로 짐작했을 때 미 정부가 군사공격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미 강경파 의원들이 시리아 내전에 대해 미국의 군사 개입과 시리아 반군의 무장을 촉구하고 있는 것에 힘을 얻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기자회견서도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은 내전 판도를 뒤바꾸는 ‘게임체인저’”라며 시리아의 현 상황이 “국제사회의 오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미 정부의 이같은 확신이 ‘사실무근’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측 관리들은 “반군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화학무기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 샤리프 셰하데 의원 또한, 현지언론을 통해 “시리아군은 전통적인 무기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어 화학무기가 필요치 않다”고 미 정부가 제기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특히 “미국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2003년 미국이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라크에 대량살상 무기가 있다는 허위 주장을 한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리아 정부측 관리자들 외에 시리아 정부는 공식적으로 화학무기 존재에 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어 관련 의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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