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프로젝트' 상영 중단에 대한 입장 밝히는 정지영 감독.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영화계 12개 단체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가박스의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 사태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정체불명의 단체가 압력을 가했다는 이유로 영화 상영을 중단한 것은 향후 영화계 전체를 위축시키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은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에 대한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 금지돼 있는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 중 어디에도 없다"며 "이 사태는 한국 영화계의 위상을 형편없이 추락시키는 국제적 망신 사례"라면서 "메가박스 측을 협박한 보수단체를 수사당국에 고발하고 천안함 프로젝트를 재상영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준익 감독은 "앞으로 영화인들은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검열하면서 영화를 찍어야 되냐"며 "영화 감독을 비롯한 창작자들이 자기 검열 압박을 받는 것은 대한민국 문화컨텐츠 산업의 가장 큰 저해 요소"라고 지적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4월30일 정례브리핑에서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천안함은 북한 장병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공인된 내용을 도외시하고 대중매체를 통해 또 다른 사건의 원인을 제기하면 국민에게 혼란만 초래한다. 상영을 고심해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메가박스는 지난 5일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서는 유일하게 전국 24개 관에서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개봉했다.

그러나 메가박스는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인해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됐다"라며 "일반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배급사와의 협의 하에 상영을 취소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아우라픽처스 정상민 대표는 "상영 중단은 메가박스 측의 일방적인 통보"라며 "사정에 대한 설명은 있었지만 아우라픽처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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