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 가해

▲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


[팩트인뉴스=정다운 기자]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신나간 인물’이라고 혹평해 파문이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게이츠 전 장관은 시중에 판매된 회고록 ‘임무(Duty)’를 통해 지난 2007년 11월 서울에서 당시 재임 중이던 노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며 “나는 그가 반미적(anti-American)이고 아마도 약간 정신나갔다(crazy)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아시아의 최대 안보위협은 미국과 일본’이라고 지적했다”면서 “후임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게이츠 전 장관이 동맹국의 전직 정상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그는 또 이 회고록에서 자신의 상관이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쟁 지도력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게이츠 전 장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2010년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리라 대화)에서 만났다”며 “나는 정말 그가 좋았다”는 소회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정신력이 강하고, 현실적이고, 아주 친미적이었다”면서 “당시 싱가포르에서 한 개별면담 가운에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만남이었다”고 소개했다.


또 샹그리라 대화 직전에 발생했던 천안함 사태를 언급한 뒤 그는 “이 전 대통령은 북한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런 행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6자회담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뜻을 단호하게 밝혔다”며 자신도 “6자회담 재개는 보상으로 여겨질 수 있어 북한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게이츠 전 장관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기간이던 지난 2006년 12월부터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년 6월까지 ‘국방수장’으로 재임하며 겪었던 한반도 관련 에피소드를 회고록 곳곳에서 소개했다.


우선 그는 지난 2009년 10월 쉬차이허우(徐才厚) 중국군사위 부주석을 만나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과 정권 붕괴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지만 상대방으로부터 별다른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북한 붕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 처리 등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는 게 상호이익이라고 말했었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부주석의 대답은 “북한에 대한 당신의 견해에 대해 감사한다”는 게 전부였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게이츠 전 장관은 2010년 11월 발생한 연평도 포격과 관련, “(한국측에서) 보복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원래 (한국의) 보복 계획은 군용기와 포화가 동원되는 등 과도하게 공격적(disproportionately aggressive)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한반도 긴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고조되는 것을 염려한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등과 함께 한국과 며칠간 통화하면서 토론과 설득 과정을 거쳤다며 “중국도 북한 지도부를 상대로 상황을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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