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박예림 기자]‘뇌물 스캔들’로 인해 전방위적인 사퇴 압력을 받아온 국제축구연맹(FIFA) 제프 블래터(79·스위스) 회장이 결국 무릎을 꿇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블래터 회장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FIFA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어 권한을 부여받았지만 축구팬이나 선수, 클럽 등 전세계 축구계의 지지까지 받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하며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어 “FIFA의 다음 총회는 내년 5월 13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이것은 불필요한 지연을 부를 것”으로 “후임자를 가급적 이른 시일에 선출하기위해 임시 총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래터 회장은 회장선거가 열릴 임시총회 전까지만 회장직을 맡을 계획이다.


미국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FIFA 간부를 체포했다며 기세등등하게 맞서던 그가 돌연 사임의사를 발표한 것은 유럽축구연맹(UEFA) 등 세계 축구계로부의 압박에 손을 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블래터 회장과 첨예하게 대립한 UEFA는 월드컵 보이콧과 기존 유럽 챔피언스컵에 아시아 등 다른 대륙 국가의 참가 방안을 논의했다.


챔피언스컵에 다른 대륙이 참가한다면 FIFA 월드컵의 위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사실상 블래터 회장에게 사퇴하라는 압력이라는 것이다.


축구계 뿐만 아니라 미국 연방국세청(IRS)도 나서 FIFA의 뇌물 스캔들과 관련한 추가 기소와 체포를 예고한 바 있다. 특히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미 법무부가 스위스에서 FIFA간부 몇 명을 체포한 것으로는 불충분하다”며 블래터 회장을 겨냥해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이에 대해 블래터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 선언의 배경에는 미 사법당국에 체포된 측근들의 결정적의 진술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이견도 제시되고 있다.


한편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74)가 블래터 회장에 대해 지지하고 나선 것이 흥미를 끈다. 펠레가 지지의사를 밝힌 직후 블래터 회장이 사임함으로서 또한번 ‘펠레의 저주’가 실현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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