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전 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김 대표

[팩트인뉴스=박예림 기자]난데없이 북한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이례적으로 김 대표를 차기 대선 유력후보로 언급하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2일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 <노동신문>은 ‘대결 광신자들은 대화상대로 될 수 없다’는 논평을 싣고 김 대표에게 맹비난을 퍼부었다.


<노동신문>은 “남조선 괴뢰들이 대화를 극성스럽게 외워대는 그 입으로 우리의 노선과 체제를 악의에 차서 헐뜯고 있다”면서 “김무성 역도(역적)는 상전 앞에서 온갖 아양을 다 떨며 공화국이 병진노선을 포기하도록 외교안보적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망발을 쥐어쳐댔다(지껄이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노동신문>이 김 대표를 비난한 명분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중이던 김 대표가 워싱턴 D.C.의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도록 한·미 양국이 나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발언에 광분한 것이다.


이에 <노동신문>은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진시키는 것은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갈 전략적 노선”이고 “괴뢰 역적 패당이 병진노선에 대해 시비질하며 못된 수작을 늘어놓는 것은 우리에 대한 악랄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 참전 용사들에 큰절하는 김 대표

김 대표 비난의 목적은 한·미 동맹 약화


북한이 우리 정부와 대통령 비난한 바는 있으나 ‘핵 포기’를 언급한 여당 대표에 대한 비난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으로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는 방미 일정을 수행하며 무엇보다 한·미 동맹 강화에 비중을 두었다. 지난달 25일에는 6·25 참전용사들에게 큰절로 존경과 감사의 표시를 전했으며 27일에는 “우리에게는 역시 중국보다 미국”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핵 포기’는 명분일 뿐이며 북한이 실제로 경계하고 있는 부분은 김 대표가 ‘한·미 동맹’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노동신문>은 논평에서 “자주와 존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얼간망둥이들과 어떻게 민족의 운명문제를 논하는 진정한 대화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외세를 등에 업고 동족대결을 구하는 남조선 괴뢰패당은 우리의 대화상대로 될 수 없다”고 밝혀 이러한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북한의 온라인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더욱 노골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매체는 김 대표에 대해 ‘대양(大洋)을 건너간 저능아’, ‘인간 쓰레기’, ‘미국의 노새’와 같은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 워커 대장의 묘소를 참배하는 김 대표

워커 대장 묘소 참배에 폭발


특히 북한이 과민반응을 보인건 지난달 27일에는 알링텅 국립묘지를 방문해 월튼 해리스 워커 대장(6·25 당시 중장) 묘소를 참배하고 묘비의 오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낸 사건 때문으로 보인다.


워커 대장은 2차 세계대전 중 조지 패튼 장군의 전술을 습득했으며 6·25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고 북한군을 막아낸 전쟁 영웅으로 워커 대장의 낙동강 방어선 사수로 인해 인천상륙작전이 수행될 수 있었다.


또한 외아들 샘 워커 대장(당시 대위)과 함께 참전한 워커 대장은 전쟁 중 한국에 사망하였으며 아들 역시 부친상을 거부하고 휴전협정 체결시까지 북한군과 맞서 싸운 부자(父子) 영웅으로 서울 광진구의 워커힐이 그를 기리기 위해 명명된 이름이다.


낙동강 방어선 사수 당시 워커 대장은 “여기서 죽더라도 끝까지 한국을 지키겠다”면서 “오직 지켜내거나 죽어라(Stand or Die)”는 명 훈시를 남기고 실제로 그 말을 지켜냈다.


‘햇볕’을 좋아하는 자칭 ‘강성대국’


이런 워커 대장에게 참배한 김 대표에 대해 <우리민족끼리>는 “기껏해야 ‘당대표’나 하는 김무성 따위”라고 비난하면서도 “김무성은 다음 대선 후보 유력자”라며 모순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특이한 점은 북한이 특정인물에 대해 차기 대선후보로 언급한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이에 북한이 대선 후보로 판단하고 있는 김 대표의 “중국보다 미국”을 언급하며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자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참전용사에게 감사함을 표하거나 적화통일의 야욕을 가로막은 장본인 중 하나인 워커 대장에게 참배하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는 심각한 도전행위라는 것이다.


한편, 김 대표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북한은 오는 5일부터는 생전에 북한에 ‘햇볕’을 제공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망인 이희호 여사를 평양으로 초청하고 인도적 지원 물품을 수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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