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이병주 기자]현대상선이 글로벌 2위 선사인 MSC(스위스)와 함께 한진해운의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MSC는 롱비치터미널 지분 46%를 보유한 2대 주주로, 한진해운은 54%를 갖고 있다.


대한해운, 우선협상권 선정에도 자금문제 부각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MSC의 터미널 사업 자회사인 TiL과 컨소시엄을 이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담당하는 법원에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를 위한 가격제안서를 비공개로 지난달 28일 제출했다.


법원은 현대상선과 함께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PE)에서도 롱비치터미널 지분 매각 관련한 비공개 가격제안서를 최근 접수받았다. 법원은 이를 종합해 롱비치터미널 지분 매각의 기준가격을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법원은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SM그룹의 대한해운에 내준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해운이 내부적으로 자금 문제에 따른 인수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법원이 매각 주관사와 함께 현대상선-MSC 컨소시엄, 한앤컴퍼니로부터 각각 가격제안서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대한해운 측은 롱비치터미널 인수전에 현대상선과 함께 참여하자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현대상선이 이를 거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MSC, 우선매수청구권 보유…현 시점, 현대상선에 유리해 보여


이에 따라 법원은 조만간 대한해운에 적정 가격을 설정·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적으로 대한해운은 법원이 제시한 가격을 수용해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협상권이 현대상선 컨소시엄이나 한앤컴퍼니 가운데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쪽으로 넘어가게 된다.


어느 곳이 됐든 인수 협상자로 최종 선정된 이후에는 롱비치터미널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MSC와의 별도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같은 사실로 미뤄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인수하는 데는 결국 MSC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로 형성돼 있어 MSC와 컨소시엄을 구축한 현대상선이 현 시점에서 보면 인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를 확정하더라도 추후 MSC가 지분 확대 등을 요구할 경우 결국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상선 측은 “MSC와의 협력은 롱비치터미널 조기 정상화와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또한 고객에게는 보다 효율적인 물류·터미널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롱비치터미널 지분의 자산 가치는 1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한진해운이 이를 담보로 미국 현지 은행 6곳에서 빌린 3000억원 상당의 채무가 남은 상태라 실제 인수에는 총 4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팩트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