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이병주 기자]대우조선해양의 경영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정성립(67)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앞서 정 사장이 외친 “과거와의 단절” 선언에 대한 취지가 무색했다는 평가가 이어진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수조원대 회계사기 의혹이 전직에 이어 현 경영진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1200억원대 회계사기 혐의’ 정 사장,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단은 이날 정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전 검찰에 도착한 정 사장은 현장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조사실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지난 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연도 결산 과정에서 영업손실 약 1200억 원을 축소·조작하는 등 회계사기에 개입한 의심을 받고 있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정 사장이 당시 자본잠식률 50%를 초과하게 되면 주식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것을 우려해 회계조작 지시를 내린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해 8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열중(59) 부사장을 정 사장과 같은 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외부감사법·공인회계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우조선해양 감사팀 매니저로 일한 배모 전 상무이사를 구속기소한 데 이어 12월 딜로이트 안진회계 임모 상무이사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자체를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한 가운데, 배 전 상무 등 4명이 회계 업무 과정에서 감사보고서 허위 기재, 감사조서 변조 등 위반행위를 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 ‘과거와의 단절’ 허구였나?…전직 사장들과 같은 처지


이런 가운데, 지난 10여 년 간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을 책임진 인사들은 하나 같이 모두 구속 기소됐다.


지난 2006~2012년 기간 회사를 이끌던 남상태 전 사장(67)은 자신의 임기 동안 측근 뒤를 봐주며 20억 원 상당의 대가성 돈을 챙긴 혐의 등(배임수재·업무상횡령)으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남 전 사장에 이어 고재호 전 사장(62)도 재임 중 순자산 기준 총 누적 5조 7000억 원 규모의 회계사기를 지시하고, 21조원대 불법 자본조달에 나선 혐의(자본시장법·외부감사법 위반,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배임)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 2015년 취임한 정 사장은 앞선 남·고 전 사장 시절 발생한 분식회계와 갖가지 경영비리를 청산한다는 취지로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 감사위원회를 구성해 전 경영진들의 부실경영 책임을 묻겠다며 검찰에 진정서까지 제출했다.


하지만 정 사장은 검찰의 끈질긴 수사 결과, 정작 자신 역시 회계비리 혐의에 몰려 조사를 받게 된 처지로 전락했다.


한편, 검찰은 정 사장에 대한 조사 후 불구속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아직 남은 경영비리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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