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이지현 기자]국내 조선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조선 3사가 모두 ‘일감 부족’에 따른 휴직에 들어간다. 업계 전반적인 신규 수주 호조 전망과는 별개로 턱없이 부족한 일감에 시름이 깊어진 양상이다.


현대미포조선, 휴직 돌입…그룹 조선 3사 모두 동참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최근 유급 순환휴직에 합의했다.


앞서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일감 부족’에 따른 휴직을 이미 실시 중인 상황에 현대미포조선까지 이에 동참하며 결국 그룹의 조선계열 3사의 모든 근로자들이 휴직에 들어가게 된 셈이다.


현대미포조선 측은 ‘일감 부족’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 내달 15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로 순환휴직 기간을 잡았다.


휴직 대상은 유휴 인력이 발생하는 부서와 직종에 한해 최대 5주 간 돌아가며 실시하게 되며, 이 회사 직원들은 해당 기간 평균 임금의 70%를 보장 받는다.


이에 따라 현대미포조선의 울산 본사 4개 도크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35만t 수준의 4도크를 지난달 중순부터 오는 12월까지 가동을 중단하며, 오는 12월로 예정된 ‘로로선’ 건조 시점부터 생산 공정을 정상적으로 재개할 방침이다.


지난 1월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물량 감소에 따른 인력운영 등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위해 공동위원회를 꾸려 합의점 모색에 나선 바 있다.


당초 회사 측은 협의 초반 최장 1개월 간 ‘무급휴직’을 노조에 제안했으나, 노조 측은 ‘조합원 생계유지 곤란’ 등을 이유로 유휴 인력에 대한 ‘유급휴직’ 제안으로 맞서면서 이번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 부족’이란 같은 이유로 그룹계열사 맏형 현대중공업 역시 이달부터 엔진기계사업 부문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유급휴직에 들어갔다.


조선업 전반 ‘일감 절벽’ 심화…빅3, 대응책 마련 ‘골몰’


조선 부문 600여 명의 근로자가 휴직에 돌입한 데 이어 해양·플랜트 부문 등도 사업별로 유휴 인력에 대한 휴업·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이들 휴직은 1인당 5주 간, 총 7차례에 걸쳐 내년 5월까지 이어지게 된다.


현대중공업의 수주 잔량(남은 일감)은 지난해 8월 기준 91척(함정 제외) 수준을 보였으나 이후 급락해 올해 8월 65척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양사업 부문의 경우 지난 2014년 11월 이후 단 한 건의 신규 수주도 이뤄내지 못한 상태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일감 절벽’을 이유로 지난 3월 울산 본사 조선소 5도크를, 6월 4도크에 이어 7월엔 군산조선소 도크까지 각각 가동 중단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또 다른 조선사 현대삼호중공업도 내달 16일부터 2018년 6월까지 유급휴직을 예고한 상황이다.


한편, 한국 조선업 전반에 퍼진 ‘일감 부족’ 현상은 현대중공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노사 간 휴직 시행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역시 올해 1월부터 사무직 근로자 4000여 명을 대상으로 무급 순환휴직을, 6000여 명의 생산직 근로자는 특근제한 조치 등을 각각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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