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한준호 기자]지난해 중반 이후 업계 전반적으로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를 모은 대한민국 조선업계가 때 이른 전망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서서히 커지고 있다.


올해도 ‘보릿고개’ 전망…후판가 인상 ‘직격탄’ 전망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를 중심으로 신규 수주량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으나, 여전히 부족한 수주잔량(남은 일감)과 구조조정 리스크, 후판 등 선박자재 가격 인상 등 측면에서 올해 역시 ‘보릿고개’의 한 해가 될 것이란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 가운데 이미 수천억 원대에 달할 것이란 지난해 4분기 적자 전망을 내놓은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 역시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4분기 3600억 원을, 삼성중공업은 5600억 원의 적자를 각각 전망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조선 빅3 중 마지막 남은 대우조선해양마저 천억 원대에 달하는 적자 손실이 예상되면서 한국 조선업 전반에 또 다시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올해엔 최근 수년 간 견디다 못한 철강업체들이 선박 건조에 상당량이 소모되는 후판 가격을 일제히 올리면서 조선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후판 등 철강재 인상은 수주잔량과 맞물려 일종의 딜레마까지 생산하는 양상이다.


수주잔량이 턱없이 부족한 한국 조선업계 현실에서 되레 일감이 넉넉한 업체들의 가격 부담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그만큼 비싸진 원자재를 더 많이 매입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남은 일감이 턱없이 부족한 한국 조선소들이 수주에 성공한다 해도 실제 건조 과정에서 이미 오른 원자재 가격으로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비용절감’ 사활…업체들, 원가경쟁력 확보 위해 인력감축(?)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 조선업의 ‘일감 부족’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조선해운분석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조선업계 수주잔량은 바닥 수준인 1625만CGT(가치환산톤수)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극심했던 ‘수주 절벽’ 여파에 따라 올해 역시 일감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내 ‘조선 빅3’는 올해도 고강도 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원자재 가격 인상, 원화 강세 등 업계 외부 상황에 맞춰 원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인건비 절감 쪽으로 초점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대비 2조 원가량 줄인(7조9870억 원)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 계열사를 포함해 현재 직원 순환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3년 간 총 3500여 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을 이미 초과 달성한 현대중공업은 추가적인 인력감축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최근 인력감축 방침을 밝힌 삼성중공업은 2500여 명의 인력을 구조조정 대상에 올린 상태다. 오는 3월 1일부터 일반사원과 대리급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 반납도 추진할 전망이다.


지난해 2조9000억 원의 추가 자금을 수혈 받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사무직 직원들은 1개월 단위의 순환무급휴직을 실시 중인 한편, 생산직 포함 모든 직원들이 10~15%, 임원들은 30~40%의 임금을 각각 반납해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어려운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조선업 특성상 수익이 실제 수입으로 이어지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까지는 조선업체들의 비용절감을 위한 각자 노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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