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박길재 기자]지난 2010년 이후 수조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가 투입됐으나 여전히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 조선사 성동조선해양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게 될 전망이다.
또 다른 부실 조선사인 STX조선해양의 경우 ‘수리전문’ 조선소로 특화, 생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의외’란 시장 반응 속 성동조선해양 ‘법정관리’ 유력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릴 산업경쟁력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1차 외부컨설팅 결과 존속가치 대비 청산가치가 무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나치게 금융논리에 치우친 선례에 비춰 산업이나 지역경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 결국 처분을 보류하고 2차 외부컨설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독자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이른바 ‘한계기업’에 또 다시 막대한 세금을 쏟아붓는다는 내용의 악화된 여론에 결국 정부는 ‘성동조선해양의 법정관리행’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8년 전 성동조선해양이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이후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을 통해 지원된 공적 자금은 3조2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같은 성동조선해양의 법정관리행을 두고 시장에선 ‘의외’란 의견이 나온다.
STX조선해양, ‘생존’ 전망…수리전문 조선소 특화 운영
1차 컨설팅 결과에서 압도적으로 청산가치가 높은 것으로 결론이 났음에도 정부가 처분을 지연시키고 2차 컨설팅까지 맡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에선 최근까지 정부가 성동조선해양의 기능 조정을 거쳐 회생시킬 방안에 무게가 실려왔다.
결국 성동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법원 주관으로 실사가 진행되고 그 결과에 따른 회생계획안이 마련된다.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청산 절차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가운데, 성동조선해양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STX조선해양의 경우 인력 감축 등을 통한 정상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수리전문’ 조선소로 특화돼 운영될 전망이다.
수주잔량이 5척에 불과한 성동조선해양에 비해 STX조선해양은 현재 16척으로, 상대적으로 풍부한 일감이 생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TX조선해양은 이 같은 수주잔량으로 내년 3분기까지 일감이 확보돼 신규 수주가 호조를 이어갈 경우 이전 위상을 회복할 여지가 남은 상태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의 인력 감축 등을 통한 회생을 전제로 선수금지급보증(RG)을 발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