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임준하 기자]통신업계의 탈(脫)통신 바람이 거세다. 이통3사가 통신 사업을 넘어 미디어?보안?인공지능?블록체인?드론 등을 아우르는 종합 정보통신기술(ICT)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통3사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동통신시장 자체가 포화해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이통3사의 실적을 분석해보면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의 하락세가 확연하다.

SK텔레콤의 2018년 2분기 ARPU는 3만2290원으로 전년 동기(3만4934원) 대비 2644원(7.6%) 감소했다. KT 2분기 ARPU는 3만2733원으로 전년 동기(3만4554원) 대비 1821원(5.3%) 줄었다. LG유플러스 ARPU도 3만2721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만5743원) 대비 3022원(8.5%) 감소해 낙폭이 가장 컸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트렌드에 부합하는 부가서비스와 신규요금제 등을 출시해 가입자당평균매출 하락폭을 줄이고 있다”면서도 “앞으로도 가입자당평균매출 하락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내년 3월 차세대 이동 통신 서비스(5G)를 상용화하더라도 본질적인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이통3사 모두 IPTV를 활용한 미디어 분야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미디어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에 투자해 활로를 개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2분기(4~6월) SK텔레콤의 미디어 사업 핵심인 IPTV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로 크게 증가했다. 가입자 확대, 유료 콘텐츠 이용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모바일 IPTV ‘옥수수’도 가입자 및 월 순방문자 수가 점차 늘고 있다.

KT 역시 같은 기간 미디어·콘텐츠사업 부분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IPTV 가입자가 확대되고, 지니뮤직등 자회사들의 성장에서 비롯됐다. KT가 가상현실(VR) 대중화를 위해 개관한 도심형 VR 테마파크 ‘브라이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LG유플러스도 같은 기간 홈미디어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올랐다. 유아서비스 플랫폼 등 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돼 IPTV 신규 가입자가 증가해서다. 상반기 LG유플러스는 IPTV 가입자 순증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PTV 사업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8%씩 성장하고 있다. IPTV 가입자는 2014년 967만명에서 2016년 1289만명으로 33% 늘었다.

하지만 이통3사는 IPTV 사업 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탈통신을 통해 신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은 지난 4월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매칭시키는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디지털실명제를 통해 신뢰 기반을 확보하고 암호화폐 생태계 조성과 블록체인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토큰 익스체인지 허브’ 사업을 추진한다.

5월에는 보안업체 ADT캡스를 인수해 성장성이 높은 보안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7월에는 인공지능 분야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AI 리서치센터’ 조직 구성을 완료했다.

KT도 신성장동력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 KT는 유무선 인프라, 5G 등 차세대 네트워크 5대 플랫폼 사업 영역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사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블록체인 지역화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에서 신사업 모델을 발굴할 사내벤처 1기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사내벤처 운영 기간이 끝나면 최정 평가를 거쳐 서비스 사업화와 분사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 3월에는 드론(무인비행장치)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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