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김철우 기자]올해 상반기 경기 불황 속에서 대다수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둔화된 가운데, 은행만 이자수익으로 손쉽게 호황을 누렸다.


1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536개사(금융업·분할합병 기업 등 96개사 제외)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어난 63조4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빼고 계산한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가 줄어든 40조70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들의 전반적인 성장세가 주춤해진 것이다.


반면 국내 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8조4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19조7000억원이었다. 예금금리는 조금 올리고 대출금리는 많이 올린 결과였다. 실제로 2분기의 경우, 은행은 예금금리를 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 올렸지만, 대출 평균금리는 전 분기 대비 0.07%포인트 올렸다. 이때 은행의 이자이익은 10조원에 달해 전 분기 대비 3.1%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은행을 제외한 상장사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6.41% 감소해 30조7000억원으로 나타난 것과 대조적인 기록이다.


이에 은행권이 은행 본연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에 의하면 은행들은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보증부 대출은 적극적으로 늘리면서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출은 제대로 된 신용평가나 기술력 평가도 없이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중소기업들은 어렵게 대출을 받더라도 높은 이자 부담에 시달려야 했다.


이에 김용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이 더 많은 돈을 들여 제대로 된 신용평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술력이나 평판 등 무형자산 평가를 제대로 하면 지금보다 낮은 금리로 꼭 필요한 곳에 돈을 투입해 자금중개라는 은행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들이 과도한 이익을 냈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나 기업에 적정 수준 이상 대출금리를 책정했다는 뜻”이라며 “적정한 금리를 산정하고 수익에 걸맞게 고용을 늘리는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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