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남세현 기자]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4년을 받고 풀려난 신동빈 호텔 지난 8일을 기점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서 그동안 중단됐던 호텔롯데에 대한 상장이 추진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5일 출소 이후부터 주요 현안 등을 보고 받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이 출소한 만큼 롯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등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 역시 항소심 선고 후에 “그간 미뤄왔던 지주화 전환이나 지배구조 선진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었다.


호텔롯데의 경우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던 지난 2015년부터 상장계획을 준비 중이었으나, 아직까지도 지지부진하게 해결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서 이번 사안을 이번에 확실히 마무리 지음으로서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벗을 계획인 것으로 보이다.


이와 관련해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 회장의 경영 복귀로 롯데지주의 지주회사체제 완성을 위한 행보가 주목된다”면서 “현재 지주회사 체제에 포함되지 않은 호텔과 하학 부문을 지주회사 안으로 편입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호텔롯데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계획을 발표하고 난 뒤, 당시 정책본부 재무팀과 호텔롯데 재경팀은 ‘상장TF’를 결성해서 구체적인 상장 절차를 밟았다. 2016년에 TF팀은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모건 스탠리와 JP모건 관계자들을 만나서 호텔롯데 기업설명회(IR)도 개최했다.


당시 TF팀 소속이었던 박창영 롯데면세점 상무는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하루에 8군데씩 관계자들이 만나서 호텔롯데 상장 관련해 설명회를 1시간씩 진행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호텔롯데에 큰 관심을 보였고, 국내 시장에서도 삼성생명의 공모규모인 5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텔롯데의 상장계획은 갑작스럽게 불거진 검찰의 전면수사로 중단됐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역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인해서 향후 예정됐던 글로벌 IR을 취소해야 했고, 제출된 증권신고서도 철회해야 했다.


증권가에서는 한 차례 상장이 무산된 바 있기에, 이번에는 신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면세점 실적이 줄어든 시점이니만큼 상자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져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롯데그룹이 상장에 박차를 가하던 지난 2016년에 비해서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2016년에 유가증권시장 IPO를 추진했다. 당시 추정 공모가는 8만5000~11만원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5조원 수준을 기대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의 기업가치는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는 사드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면세점 시장의 둔화, 경쟁상대 증가 등이 면세점 경영 악화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호텔롯데의 매출 대부분은 면세사업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지난해 기준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83.6%를 면세사업이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어 호텔(11.1%), 월드(4.6%), 리조트(0.4%), 골프(0.3%) 등의 순이다. 결국 면세점 사업이 호텔롯데 실적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면세점 호황기였던 지난 2016년의 면세사업 영업이익은 3087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84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때문에 지난해 한국신용평가는 호텔롯데의 신용도를 ‘AA+ 부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비상장사의 경우 IPO를 통해서 상장 과장을 밟으면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다. 이 과정에서 나타날 가치평가에 따라 상장가가 정해져 기업들은 실적이 좋은 IPO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면세점 사업의 불황으로 상황이 좋지 못한 호텔롯데의 경우에는 상장 절차를 밟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롯데그룹 측은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작업은 현재 진행중”이라며 “최종결정권자인 신동빈 회장이 복귀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정확한 시점 등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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