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선 개선·노조리스크 해결 급선무
노사갈등 심화...특근거부·파업 우려
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반도체 대란의 피해를 빗겨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이 반도체 부족 영향으로 연일 생산라인 중단 및 감산 결정을 내리고 있는 데 반해 르노삼성자동차는 셧다운(일시 가동중단)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를 넘기도록 마무리 짓지 못한 임단협과 주요 차종의 판매 부진 등으로 생산량 자체가 줄어든 여파다. 타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수급난 타파와 미래차 개발 및 생산에 전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르노삼성에겐 수익성 개선과 노조리스크 해결이 급선무라는 평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8년만에 첫 적자를 내며, 올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아있는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하고, 2019년 3월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모든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내용이다.
르노삼성은 오는 5월 말까지 야간근무를 없애고 근무형태를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바꿔 일부 인력(272명)을 대상으로 한 순환 휴직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생산 목표량은 15만7000대에서 10만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와중에 노조는 회사의 위기 경영 플랜을 반대하고 나섰다. 박종규 르노삼성자동차 노조 위원장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1교대로 가는 순간 특근과 잔업을 해주는 일은 없다고 사측에 이미 선언했다”며 “다가오는 본 교섭에서 사측이 합당한 제시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특근 거부 및 파업을 예고했다. 르노삼성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오는 15일 제 8차 임금 및 단체협약 본교섭에 나선다.
2018년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29.7%,10만7251대)를 차지하던 닛산로그의 위탁생산이 잦은 파업과 생산불안으로 인해 중단된 과거가 있어, 노조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경영악화를 부추기게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 교섭을 올해까지도 타결하지 못해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은 역대 최악의 상황이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인상, 노동강도 완화, 고용안정 등을 강경하게 요구중이며, 사측은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노사갈등 뿐만 아니라 ‘노노갈등’도 발생했다.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노조리스크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온 노조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 탓이다.
르노삼성에는 총 4개의 노조가 설립돼 있는데, 이 중 새미래 노조가 대표노조인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에게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사측과의 대립이 아닌 협력을 통해 일단 수익성부터 개선하자는 입장이다.
새미래노조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867시간 파업의 결과는 임금동결과, 노노갈등, 희망퇴직, 순환휴직 등이다”며 “교섭대표노동조합의 큰 결단이 있어야 순환휴직, 2020년 임금협상 마무리가 될 것”이라며 파업을 멈출 것을 요구했다.
새미래노조는 조합원 128명이 참여하고 있는 소규모 조합으로, 강경색을 띄고 있는 대표 노조와의 화합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르노삼성을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영향으로 감산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반도체 부족, 아이오닉 5 PE모듈 수급 차질 등으로 인해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울산1공장을 휴업한다. 울산1공장은 현대차의 첫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와 소형SUV 코나를 생산하는 곳으로, 연간 31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주요 공장이다. 현재 울산1공장 외 다른 공장 휴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추가 가동 중단 및 생산·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한국GM은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처음으로 감산을 결정했다. 지난 2월부터 쉐보레 트랙스, 말리부 등 일부 모델 감산을 결정하고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절반 가량 낮췄다. 이달에도 부평2공장 감산을 연장한다. 회생 절차 개시를 앞두고 있는 쌍용차도 지난 7일부터 일주일간 경기도 평택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