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전략적 업무협약…모빌리티 특화 금융 개발
가맹택시 순항에 호출도 탄력…유료화에 내·외부서 반발
MaaS 가속화 위해 맞춤형 금융으로 부정적 여론 진화
MaaS(Mobility as a Service·서비스형 모빌리티) 구현을 위해 보폭을 넓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금융 서비스에 도전한다.
우티와 타다, 반반택시 등이 외부 수혈, 인수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불리며 추격에 나선 상황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외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용자 맞춤형 금융을 강조한 만큼, MaaS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이지만, 좀더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부정적 여론의 진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신한은행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용자 맞춤형 금융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영 운수사 소속 택시기사와 카카오T 블루 가맹형 택시기사들에게 대출금리 우대 상품을 만들고, 카카오T 블루 가맹형 택시 기사를 위한 전용 금융 서비스를 개발한다. 모바일 플랫폼 가입자를 위한 이용자 혜택도 강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모빌리티 특화 금융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카카오모빌리티가 맞춤형 금융 카드를 꺼낸 까닭은 최근 MaaS의 일환으로 추진한 사업에 대한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이 지속되기 있기 때문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보급 확대와 자율주행, IoT(사물인터넷) 등 ICT 기술 발전과 맞물려 MaaS 시장은 성장세가 기대되는 영역이다. 게다가 2025년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이동 편의성에 교통문제와 공해, 자원 효율화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MaaS 수요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MaaS 시장이 연평균 25%씩 성장, 2030년에는 1700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최종 목표도 바로 MaaS 구축이다. 이를 위해 기반을 다진 가맹택시와 택시 호출에 이어 대리운전, 주차, 바이크, 퀵서비스, 차량관리까지 영역을 넓히며 앱 기반의 통합 교통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다만 혁신적 사업이더라도 안정적 수익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택시사업에 공들이는 이유다. 가맹택시는 법인택시 회사를 인수하던 종전 방식과 달리 가맹택시로부터 20%의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운영비 부담 없이 지속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사납금과 관행에 불만을 가졌던 기사들을 끌어들여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구축할 수도 있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도 가맹택시를 통해 수익성과 입지 강화를 동시에 이뤘다. 카카오T 블루를 운영하는 자회사 KM솔루션과 디지티모빌리티는 택시회사에 관리·재무 회계·차량 관제 등의 시스템을 제공한다. 대신 택시회사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배회영업 데이터를 제공하고 카카오T를 광고해준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수수료 20%를 뗀 뒤 택시회사에 제휴 명목으로 16% 가량을 주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KM솔루션·디지티모빌리티가 손에 쥐는 수수료는 4% 안팎이다. 일정 금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는 순항했다. 지난해 카카오T 블루는 8개월만에 1만6000대까지 늘었는데, 전국 가맹택시의 절반 이상이다. 덩달아 매출도 뛰었다. KM솔루션의 경우, 1년 사이 매출은 3억6000만원에서 141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1억 손실에서 24억 흑자로 돌아섰다.
가맹택시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택시호출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는 영향력이 확대됐다. ‘체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운 카카오T 블루에 대해 호감을 가진 소비자들이 택시 호출 앱으로 카카오T를 이용하는 경우가 급증했다. 자연스레 택시기사들의 이용도 늘었다. 카카오T의 일반 가입자는 2800만명, 택시기사는 23만명에 달한다.
가맹택시와 택시호출 분야 1위라는 지위 덕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 점유율 80%, 기업가치 3조4200억원에 이르는 사업자로 성장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주가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 유료화를 추진할 경우, 결국 부담이 이용자의 몫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가 흑자 전환을 위해 서비스 다각화의 일환으로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반발이 들끓고 있다.
지난 3월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택시를 대상으로 ‘프로 멤버십’을 내놨다. 월 9만9000원을 내면 기사가 설정한 목적지 인근의 실시간 호출 현황을 확인하는 목적지 부스터, 단골 이용자가 가까이에서 배차를 요청했을 때 알려주는 단골 손님 관리, 호출 수요가 많은 지역을 지도로 보여주는 수요지도 등을 제공한다. 또 타 가맹택시 업체들에 카카오T를 이용하는 대신 수수료를 내는 제휴를 제안하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든 이용자의 편의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지만 모빌리티 업계는 ‘유료화 수순’이라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플랫폼업체들의 가맹 사업 진출로 입지가 좁아진 택시업계는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는 공동TF를 꾸리고 이달 말까지 릴레인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앞서 국토교통부에 택시호출 유료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낸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도 부당 거래행위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수원·광주·충북 등 일부 지역택시조합의 경우, 아예 공공형 호출 앱을 개발했다.
카카오T 블루 기사들의 불만도 터졌다. 기사들이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제휴 수수료를 받으려면 세금계산서나 현금영수증을 발행해야 하는데, 그만큼의 금액이 매출로 잡혀 각종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택시 모빌리티 가맹점주 협의회를 구성하고 관련기관에 등록까지 마쳤다.
여기에 장외에서의 압박이 더해지는 모양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점적 지배시장 사업자의 지위를 악용한 카카오 모빌리티의 불공정 유료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택시 플랫폼 공공앱 개발을 서두르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공공형 호출 플랫폼 논의에 들어갔다. 인천시는 먼저 인천e음 플랫폼에 콜택시 서비스를 추가한 뒤 자체 앱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MaaS 구축의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가맹택시의 안정적 운영, 그리고 더 많은 데이터의 확보가 필요하다. 그런 만큼, 내·외부의 반발을 잠재우는 게 급선무다. 이에 ‘책임 경영’을 강조하며 불만을 달래고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금융 서비스 추진의 명목으로 ESG를 내세웠다. 우량 기업 재직자에게 제공되는 수준의 금리 혜택을 제공해 기사들의 복리증진과 생활안정에 힘을 보태겠다는 설명이다. 이창민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CFO)은 “다양한 플랫폼 참여자들에게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모빌리티 산업에도 환경·사회·투명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책임 경영 문화가 확대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