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려 1%로 정한 것은 단순히 제로금리 시대의 종막을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다. 지난 해 한꺼번에 0.5%나 내려야 할 정도로 코로나19의 충격은 치명적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기준금리를 1%대로 회복시킨 것은 경제 전반이 코로나의 충격에서 벗어났다고 한은이 판단한 것을 의미한다. 한은의 이러한 낙관적인 평가는 내년 초에 다시 한번 금리를 인상할 개연성을 남긴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임을 감안한다면 대통령 선거 전에 금리인상도 예견할 수 있다.

한은이 경제 여건을 낙관적 방향으로 전망하는 것은 소비자 물가(CPI)상승률이 기존 전망치를 벗어날 정도로 오르고 있다는 점과 경기회복세에 대한 자신감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2.1%에서 0.2% 포인트 상향 조정한 2.3%로 전망하고 있으며 경제성장률 역시 기존의 4%를 고수할 정도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하면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저금리(제로금리)에 따른 금융완화가 이어진다면 인플레이션을 막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이 이번 금리 인상을 ‘긴축이 아닌 정상화’라고 보는 이유다. 내년 1분기 중에 다시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경우 당분간은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 또한 이와 궤를 같이한다고 보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연 이자부담 5조 8천억 증가

‘영끌 세대’ 중심 빚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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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변수, 변이종 오미크론 창궐

미 주도 금융 정상화 차질 올수도

그러나 금융의 정상화(제로금리의 종막)가 모든 경제 주체에게 이익만을 가져다주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가장 피해가 큰 계층은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이른바 ‘열끌(영혼까지 끌어다 쓰는) 투자’를 한 젊은 세대다. 은행권의 주택담보 대출 금리는 이미 5% 선을 넘어섰다. 특히 부동산 정책 실패를 수습하기 위한 대출 조이기가 강도를 높이면서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가산금리를 올리는 흐름 속에서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직격탄이 터진 것이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가 1%일 때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5조 8천억 원이나 불어날 것이라고 한은은 본다. 금융당국이 빚 관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 후 은행권이 예대마진을 키워 ‘폭리’를 취하는 것을 거의 방관만 했다. 이런 실패가 되풀이된다면 한은이 강조하고 낙관한 코로나 경제의 정상화는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주목할 점은 금리 인상 직후 코로나의 새로운 변이종 오미크론 창궐이다. 전염력이 기존의 델타 변이종보다 훨씬 강력한 오미크론 영향은 주말이었음 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 증시를 강타, 세계금융시장 흐름을 리스크회피로 바꿔놓고 있다. 원유, 암호자산(비트모인) 등은 ‘팔자’로, 안전자산인 달러와 미국 국채는 ‘사자’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장기금리 지표가 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작년 3월 이후 최대폭의 내림세(국채가격 오름세)로 돌아섰다. 경제회복에 따라 각광을 받기 시작한 여행 레저 관련 업종 역시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미크론 창궐을 잡지 못한다면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시작한 ‘금융 정상화 프로세스가 무너질 수도 있다’ 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한국은행의 ‘선제적 금리 정상화’ 역시 이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한가지 다행한 점은 오미크론 확산이 미국 금융시장의 추수감사절 휴가와 겹쳤다는 점, 그리고 각국이 국경봉쇄 등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어 조기 진화도 기대할 수 있다는 등 낙관적 견해가 없지 않다는 점이다. 위드 코로나로 모처럼 일상을 되찾기 시작한 직후, 오히려 감염자와 위중증환자 급증에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지금, 경제 분야(금리 인상 등 금융정책)만이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선 정국에서 금융의 중심까지 흔들리는 사태만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gt212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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