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1230원 넘어가…1년9개월來 처음
환차손 우려에 외국인 국내 증시 대거 이탈
국제 유가 폭등 사태는 다소 소강 상태

삼성전자 서초 사옥.(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서초 사옥.(삼성전자 제공)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의 원화 대비 가치가 올라가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7만원선이 깨지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오전 9시 1분 현재 삼성전자는 6만8900원에 거래되며 7만원대가 깨졌다. 지난해 10월 13일 종가(6만83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H.S.B.C, 모건스탠리, 맥쿼리 등 주로 외국계 증권사가 주식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5분 현재 전 거래일(1227.1원)보다 4.7원 오른 1231.8원에 거래 중이다. 장 시작부터 1230원을 돌파했다. 장중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돌파한 것은 2020년 6월 1일(1232.0원)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2020년 5월 29일(1240.4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전세계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의 가치가 올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와 러시아의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배제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급등)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는 상황도 달러 선호를 부추기고 있다.

환차손 우려에 우리나라 증시에서 외국 자본이 속속 빠져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상 원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로의 환전을 위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경향이 있다. 전날인 7일 코스피 시장(ETF·ETN·ELW 제외)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총 1조190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2조1153억원 순매수했지만 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 국면을 관망하면서 1220원대 복귀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우크라) 4차 회담 개최 가능성, 일부 유럽 국가의 러시아 경제 제재 불참 등에 1220원대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철회 의사를 밝히며 협상 의지를 밝히면서 대 러시아 제재를 강화할 미국의 명분이 점차 약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달러 롱베팅이 소강상태로 돌입할 가능성 높은 등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갈등양상 불확실성 지속은 환율 하단을 지지하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 폭등 상황은 다소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76% 하락한 배럴당 120.97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배럴당 130.33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008년 7월 22일(배럴당 132.07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4.46% 하락한 배럴당 124.4달러에 마감했다. 전날에는 배럴당 130.89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008년 7월 22일(배럴당 133.75달러) 기록한 장중 최고치를 뛰어 넘었다.

지난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3차 회담을 열고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적 통로 개설 등 일부 사안에 합의를 했다. 다만 휴전이나 군사행위 중단 같은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조율하지 못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회담 직후 "상황을 크게 개선하는 결과가 나오지는 못했지만 인도적 통로 개설에 진전이 있었다. 핵심 의제인 전투 중단, 안전보장 문제 등은 강도 높은 논의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다만 독일, 헝가리 등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한 에너지 제재를 반대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공급하는 에너지와 관련해 "우리 시민의 일상적인 삶과 공공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으로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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