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5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

한국은행. 이재형 기자.
한국은행. 이재형 기자.

미국이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번에 0.5% 기준금리를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도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설지 업계의 주목된다.

15일 한국은행이 전날 공개한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위원 모두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베이비 스텝'에 동의했다. 최근 치솟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하지만 통화 긴축의 속도에는 다소 이견이 있었다.

A 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가격 급등과 공급망 차질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전망수준을 크게 상회하여 연간 4% 중반에 근접할 전망"이라면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의 상승률도 연간 3%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제조업 주도의 생산활동 증가가 고용과 가계소득의 회복세로 이어지는 모습이 확인되는 데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수요압력이 가세해 물가오름세가 확산하는 중"이라며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경제 상황에 따라 긴축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병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충격의 속성을 고려, 향후 경기여건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총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기준금리의 인상속도를 신중하게 조절하면서 성장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 위원은 가계저축과 고용 등 국내 경제 상화에 미루어 여전히 통화 정책은 완화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대면서비스 소비가 일상회복에 따라 4월부터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민간소비는 물가,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부담에도 불구하고 축적된 가계저축, 양호한 고용상황, 정부의 이전소득 등에 힘입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8월 이후 네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과 주요국들의 정책금리인상 가속화 등으로 시장금리가 상당폭 상승함에 따라 금융상황의 완화정도는 다소 축소됐으나 물가상승세와 성장세 회복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완화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5%대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내년에도 물가안정목표를 크게 상회하는 물가경로가 전망되는 데다 미국과 주요국들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 위원은 "세계경기 회복세 둔화, 공급차질 등으로 수출의 증가세 둔화와 설비 및 건설투자의 부진이 나타나고, 코로나 이후의 초과저축과 추경효과를 제외하면 민간소비의 의미있는 개선흐름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물가의 경우 수요와 공급측 압력이 동시에 증가하고 공급측면에서는 에너지, 원자재, 곡물, 환율 등의 충격이 중첩되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물가의 경우 금번의 상승압력이 수요·공급 또는 통화·재정의 이분법적 구분이 어려운 복합충격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충격의 강도 또한 전례없이 크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상방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의 경제상황에 비추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보다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D 위원은 "최근 국내경제는 꾸준한 성장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이 중국 봉쇄조치에 따른 영향으로 높은 증가 흐름이 다소 주춤하고 설비투자가 조정을 이어가고 있지만, 민간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경제활동 정상화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고용상황도 큰 폭의 취업자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임금도 견조한 오름세를 지속하는 등 양호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국내경제는 성장경로에 많은 불확실성이 있고 지난 2월 전망을 하회하는 성장흐름이 예상되나 2%대 후반의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의 경우 기존 예상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소비자물가가 5%에 근접한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금융 상황과 관련해서는 "시장금리는 단기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상당폭 상승한 가운데 장기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됐고 주가도 큰 폭 하락하는 등 금융여건의 완화정도 축소가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기업부문을 중심으로 신용공급이 확대되면서 9%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전반적 금융상황이 여전히 완화적임을 시사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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