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높아
한·미금리차 커질 수 있어 부담 여전

한국은행. 이재형 기자.
한국은행. 이재형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실업률은 2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7월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47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2만6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세는 17개월 연속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연간 30만명 안팎 취업자가 증가한 점에 비춰보면 강력한 고용 회복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취업자 수 증가가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통계청은 "일상 회복이라는 (취업자 수) 증가 요인이 있지만, 물가와 국제 정세의 불확실함이 있어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달 사상 첫 '빅 스텝' 행보를 보였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주된 이유였다. 25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2개월 연속 6%대 고물가에 고용 호조세가 추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빅 스텝'을 밟게 되면 정책금리는 2.75%로 현재 미국 기준금리 상단(2.50%)을 넘어 서게 된다. 하지만 다음달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이 매우 유력한 만큼 한·미금리는 다시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금리가 역전되면 통상 자본유출과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국내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

지난달 미국 물가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빅 스텝'의 여지는 다소 있지만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 범위는 3.0~3.25%로 한·미금리차는 미 금리 상단 기준 0.5%포인트로 크게 벌어진다. 미 시카고선물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10일 기준 시장 참가자들은 9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64.5%로 보고 있다. 최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 등을 포함한 연준 고위 인사들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인플레 억제 의지를 강조했다.

미국 노동부는 10일 7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5%로 올랐다고 밝혔다. 1981년 후 41년 최고치였던 6월(9.1%)보다 낮고 당초 8.7~8.9%를 예상했던 월가 전망치도 하회했다. 7월 미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전보다 7.7% 하락한 것이 예상보다 소비자물가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7월 근원 물가상승률도 전년동월비 5.9% 올라 6%대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보다 낮았다.

미국의 1, 2분기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데다 오름폭이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한 고물가로 실질가계 소득이 줄어들고 있어 연준이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강한 인플레이션으로 OECD 회원국의 1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1.1% 줄었다. 특히 미국의 1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1.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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