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대거 소환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팩트인뉴스=정미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을 잇따라 소환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9일 보도했다.

통상 정권 교체기에도 잔류해온 직업 외교관들까지 소환 대상에 포함되면서 미국 외교 현장에 혼선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관 노조인 미국외교관협회(AFSA)의 존 딘켈만 회장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해외 주재 대사들로부터 “1월 15~16일까지 현지를 떠나야 한다”는 전화 통보를 받았다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통보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유는 전달되지 않았으며, 국무부 내부에서도 정확한 기준은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계자는 약 24명의 대사들이 사실상 사임 통보를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진행 중인 대규모 인사 개편의 일환이며, 특히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정치적 임명직 대사를 교체하는 것은 관례지만, 직업 외교관은 정권과 무관하게 백악관의 외교 노선을 충실히 집행한다는 전제 아래 임기를 이어가는 것이 암묵적 원칙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국무부 정규직 관료 조직을 신뢰하지 않는 기조를 보여왔고, 이미 수천 명의 직원을 감축한 바 있다.

딘켈만 회장은 “직업 외교관 소환은 외교 정책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약화시켜 미국 외교의 위상을 훼손할 수 있다”며 “선출된 지도부의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외교관들에 대한 신뢰 자체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대사 소환은 어느 행정부에서나 있을 수 있는 표준적 절차”라며 “대사는 대통령의 개인 대표로서,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할 인물을 해당 국가에 파견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대사가 정치적 임명직이든 직업 외교관이든 대통령 재량에 따라 임명·교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샤힌 의원은 “현재 약 80개의 대사직이 공석”이라며 “충실히 임무를 수행해온 유능한 대사들을 해임함으로써 미국의 외교 리더십을 중국과 러시아에 넘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의 경우 필립 골드버그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귀임한 이후 대사직이 공석 상태로 남아 있으며, 현재는 케빈 킴 대사 대리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대사 공백 장기화가 한미 외교 현안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저작권자 © 팩트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