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과 정유업 간 극명한 대비가 산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유업계는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올리며 호황을 누리는 반면, 조선업계는 지난해 막대한 영업 손실에 이어 올해 ‘수주절벽’에 맞닥뜨리며 대규모 인력 감축을 예고했다.


정유업계, 1분기 깜짝 실적 공개

정유업체들이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연이어 발표했다.


지난 22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8448억원 기록, 지난해 동 기간 3336억원 대비 153.2% 증가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는 증권가에서 예상한 시장 컨센서스 영업이익 6710억원을 훨씬 초과한 수준이다.


이어 에쓰오일도 1분기 영업이익 49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2381억원에 비해 106.3% 크게 증가했다. 이 또한 증권 시장 예상치 4435억원을 크게 웃돈 수치다.


정제 마진이 대폭 상승한 가운데, 재고손실도 크게 감소한 것이 이 같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저유가 기조로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모두 판매 단가가 떨어지며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각각 21.5%, 21.6% 감소했지만, 저유가가 장기화됨에 따라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며 정제마진이 개선됐다.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가 반등한 비정유부문에서도 수익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PX-납사 스프레드는 톤당 300달러대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 400달러선을 웃돌며 마진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는 정유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정유업계에서 전 직원 평균 연봉이 SK에너지 1억100만원을 비롯해 GS칼텍스 9천986만원, S-OIL 9천734만원, 현대오일뱅크 8천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호황으로 일감이 많아진 덕분에 연중무휴 공장이 증가하면서 일부 공장 근로자의 연봉도 1억5천만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유업체별로 올 초 거액의 성과급도 지급됐다.


기본급 대비 SK에너지 850%, GS칼텍스 800%, S-0IL 700%의 성과급이 각사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지급됐다.


현대오일뱅크는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최고 수백%의 성과급에 해당하는 변동급여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에너지는 한 번에 평균 2천900만원 정도를 수령한 셈으로, 이는 성과급 비율이 가장 높았다.


조선업계, 수주절벽에 대규모 인력 감축 “위기의 그림자”

이 같은 정유업계의 휘파람 행진과는 정반대로 조선업계에는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신규 수주 부진이 올해 더욱 악화되며 ‘수주절벽’에 맞닥뜨렸다. 이에 따라 조선 빅3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예고되고 있다.


당장 올해 해양플랜트 인도 시기가 임박하면서 물량팀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실직 사태가 우려된다.


문제는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각국의 해양플랜트 발주가 급감하고 있고 중국 기업의 맹추격,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해운산업 부진 등으로 향후 업황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데 있다.


올해 1분기 신규 수주에 성공한 선박은 조선 빅3를 모두 합쳐 현대중공업의 3척이 전부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0’다.


일감을 의미하는 수주잔량 또한 급격히 고갈되며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 하반기 중 선박 건조 도크 일부가 비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조선 빅3 조선소 현장에는 현재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약 14만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 본격적으로 해양플랜트 물량이 인도될 경우 대규모 실직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대우조선 노조와 삼성중공업 근로자협의회는 올 하반기 조선소가 밀집한 거제 지역에서만 약 2만명의 근로자가 실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사 3000명 수준의 하청 포함 정규직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같은 조선업계의 극심한 불황은 지역경제 위축과 함께 자살 등 사회병리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울산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대표가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달 18일 광주에서는 조선소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다 허리를 다쳐 해고된 30대가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해 자살하는 등 안타까운 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에만 조선업계에서 1만5천여 명 가량이 실직하면서 지역 경제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소재한 울산 일부 지역에서는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원룸과 상가 등 부동산 매물이 4개월 새 20∼30% 증가했고 유통업계와 음식점 매출도 20% 이상 감소했다.


인구 이탈도 이어졌다. 현대중공업 및 협력업체 근로자가 많이 사는 동구·북구 인구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3월 말 현재 동구는 지난해 동기 대비 1천200명, 북구는 2천196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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