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인해 국정 마비 사태 지경까지 이르게 된데 대해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7일 “박근혜 정권이자 새누리당 정권이 이렇게 국민들에게 참담한 실망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자괴감과 책임감,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저의 온 마음을 다해 엎드려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박근혜 정권의 탄생 과정에 일익을 담당했고, 1년 9개월 동안 새누리당 대표를 지냈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김 전 대표는 “헌법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헌법을 훼손하며 국정을 유린했다”면서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직이라는 공적 권력이 최순실 일가가 국정을 농단하고 부당한 사익을 추구하는 데 사용됐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대표는 이어 “새누리당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던 사람으로서 대통령의 헌법 위반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무슨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낀다”며 자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대표는 “저는 보수를 대표하는 보수정당의 일원으로서 지난 19대 총선 당시 이미 사당화 된 정당 권력으로부터 부당하게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보수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했다”며 “지난 대선을 승리로 이끈 후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실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 2014년 국민과 당원의 지지 속에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정당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고, 정치개혁을 위해 국민공천제라는 공천혁명을 이루려 애썼다”며 “하지만 청와대와 당내 패권세력의 발호와 농단으로 정당민주주의를 위한 정치개혁은 유린당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저는 대통령 중심제에서 집권 여당의 대표가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대립해서 정국을 불안하게 만들면 안 된다는 일관된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때로는 대통령과 청와대에 ‘노(NO)’라고 얘기했지만, 패권(친박)세력에 의해 좌절했고 말할 수 없는 수모도 겪었다”며 친박 패권주의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러면서 “지금 돌이켜보면 원칙과 규범, 민주정치의 핵심 가치들이 훼손되는 상황을 막지 못했던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반성했다.


현 정국 마비 사태에 대해 김 전 대표는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을 인정하지 않고 분노하면서도, 한편으로 국정 표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며 “헌법 가치를 위반한 대통령은 탄핵의 길로 가는 것이 헌법정신이나, 국가적으로 너무나 큰 충격이고 국가의 불행이자 국민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만큼, 국민과 여야가 정치적으로 합의하여 거국중립내각으로 국정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가장 좋은 대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며 거국중립내각으로 국정의 구심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리더십은 신뢰”라면서 “국민의 믿음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국가 리더십은 설 자리가 없다”며 현 상황을 타개하고 국가 리더십을 복원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김 전 대표는 “국정 표류의 시발점이 된 대통령께서는 국민에 대한 도리, 지지층에 대한 도리, 당에 대한 도리를 지켜야 한다”며 “국민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너진 국격과 국민의 자긍심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따라야 한다”며 대통령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는 대다수의 국민과 정치권 모두가 요구하는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즉각 수용하고 총리 추천권을 국회로 넘겨야 한다”며 “이를 위해, 야당에서 이미 전면 거부하는 김병준 총리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대통령께서는 당의 제 1호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당적을 버려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서 우리 당의 지지기반인 보수의 궤멸을 막아야 한다”며 탈당을 주문했다.


김 전 대표는 “저도 다시 한 번 백의종군의 자세로 엄중한 국가적 위기의 극복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헌신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친박 지도부 퇴진에 대해서는 “당을 위한 충정을 갖고 얘기하는 것을 당권싸움으로 몰고 가는 이런 사람들과는 더 이상 대화할 의욕이 없어진다”며 “저는 더 이상 현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나, 그 길(퇴진)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시간문제”라며 친박 지도부 퇴진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아울러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는 “우리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오로지 국민의 뜻에 따라 행동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엄중한 국가적 위기에서 정파적 이익이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어떠한 행위도 국민에게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만큼 국회에서 모든 것을 논의하고, 지금의 국정 표류사태를 하루빨리 종식시키는 데 모두 합심해 노력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 드린다”고 덧붙였다.


친박 지도부는 반발…박지원 “무대가 최근에 제일 옳은 말 했다”


이와 같이 김 전 대표가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인한 보수진영의 궤멸을 막고자 ▲국민을 위한 권한 내려놓기 ▲거국중립내각 수용을 위한 김병준 총리 내정 철회 ▲선당후사를 위한 대통령 탈당 등을 요구하자, 친박 지도부는 즉각 반발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조원진·이장우·김광림·최연혜·유창수·방귀희 최고위원은 김무성 전 대표의 대통령 탈당요구에 대해 분명히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 역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탈당은)대통령이 판단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저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친박 지도부의 반대와는 달리 야권은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광옥 신임 대통령 비서실과의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무대가 오늘 세게 나갔다”면서 “무대(김무성 전 대표)가 최근에 제일 옳은 말을 했다”며 김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박 위원장은 “(김 전 대표가 그간)벌벌 떨다가 저수지에 구멍에 뚫리면서 (세게 나갔다)”며 “SNS에 ‘무대 잘했다’고 올려야겠다”고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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