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미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국정원까지 연루된 구체적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윤석열 특검팀 수석검사는 국정원 압수수색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지난 4일 <KBS> 단독보도에 따르면 ‘블랙리스트’ 작성에 국정원이 개입한 정황이 나타난 문건을 박영수 특검팀이 확보해 분석 중이다.
해당 문건은 ‘시도 문화재단의 좌편향·일탈 행태 시정 필요’란 제목의 두 쪽짜리 대외비 문서로, 좌편향 문화 재단의 운영실태 등을 살펴 국가 보조금 삭감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문건은 일부 문화재단의 좌편향·독단적 운영으로 지역사회 이념이 오염되고, 문화 융성 추진에도 방해가 된다면서 구체적인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감사원 또는 문체부가 이들 재단의 운영 실태를 점검, 보조금 삭감·형사처벌 조치 등을 통해 정상화하고, 언론 등의 조력으로 좌편향과 예산낭비 행태를 알려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 일부 좌편향 문화재단 탄압…‘인사상 불이익’ 윤 특검, 국정원과 전면전?
해당보도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국정원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달 15일 국회 청문회에서 국정원이 작성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대법원장 동향 보고’ 문건과 그 형태가 같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위조방지 표시인 워터마크가 중앙의 큰 글씨와 모서리의 작은 글씨로 나타나는 형식 역시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과 다른 정부 부처에 거의 사라진 국한문 혼용체로 작성된 점, 그리고 기본적으로 명조체로 작성하다 주요 단어는 고딕체로 강조한 점도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5일 윤 수석검사는 국정원 압수수색 가능성에 대해 “단언할 수 없다”는 말만을 남겼지만, 이를 두고 ‘불가’가 아닌 ‘가능’ 쪽의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윤 검사는 박 대통령 취임 첫 해인 지난 2013년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이 주도한 조직적 부정선거를 파헤친 바 있다.
당시 윤 검사는 상부에 보고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했다가 징계를 받았고, 이후 자신의 화려한 경력에도 지방 고검을 전전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
한편,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강제수사와 관계자 소환 등 고강도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날 오후 2시 해당 의혹을 받고 있는 송수근 문체부 1차관에 대한 조사가 예정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