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임준하 기자]해외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제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7일 진행된 중앙언론 강소기업 탐방 간담회 자리에서 대부분의 강소기업들은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중소기업들이 살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 기업은 현지에서 신뢰를 얻으려면 납기가 필수인데 주 52시간 근무제로는 납기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항공기부품 표면처리를 하는 코텍의 최주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항공산업은 작업하는 데 시효라는 게 있고 작업을 해 다음 공기까지 몇 시간을 유지하라는 룰 같은 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아침에 화공작업을 하면 몇 시간 뒤에 다른 작업을 해야 하는데 주 52시간으로는 맞출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컬러 콘택트렌즈를 수출하는 드림콘의 김영규 대표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주 52시간이 가장 부담된다”며 “같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최저임금 인상은 개의치 않지만 일을 못 시키게 하는 것은 기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못하게 하니까 근로자들이 피해를 가장 많이 보게 된다”며 “일이 자꾸 밀리는 쪽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도 일할 수밖에 없고 자진해서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탄력근로제의 확대를 주장했다.


자동차 부품 납품업체인 이준형 경한코리아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자동화 설비 등을 통해 고용의 급격한 증가 없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고용 부담을 자동화 설비로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마트폰 부품 납품업체인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는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연구개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주 52시간 근무해서 어떻게 개발을 할 수 있냐”며 “제도가 당장엔 문제가 없어도 앞으로 양극화가 더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최주원 코텍 대표는 “국제 가격경쟁력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최저임금을 비교했을 때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의 18%이고 인도네시아는 20%, 인도는 11%, 태국은 19%, 베트남은 15% 수준이다. 이미 국제경쟁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금이 16.4% 오르면 명목상 인건비만 오르는 게 아니다. 퇴직금이 바로 16.4% 올라간다”며 “적립해놓은 퇴직연금액의 비율이 70∼80%에서 50%로 확 떨어지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이준형 경한코리아 부사장 역시 “해외 고객사에게 견적을 받으면 가격을 내려야 하는데 소재가격이 과거보다 30%씩 올라 견적 내는 것 자체가 두렵다”며 “글로벌로 부딪혔을 때 인도 회사 등을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은 자동화로 최대한 효율을 내고 상황을 유지하면서 매출을 늘리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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