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문 후보가 유불리를 떠나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자고 재촉하자, 안 후보는 대선출마시 내걸었던 전제조건인 정치개혁에 대한 진심이 담긴 약속이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문 후보측의 제안을 거부했다.
특히 안 후보 측이 종합공약을 발표하는 시점인 오는 10일 이전까지는 단일화 논의에 나설 뜻이 없을 것으로 보여 이주 내에는 단일화 협상 개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文 “단일화 논의하자”, 安 “정치개혁 약속이 먼저”
문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제 2킨텍스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내게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으니 모든 방안을 탁자위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하자”고 안 후보측에 제안했다. 그는 “단일화의 시기와 방법을 합의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니 충분히 논의하도록 하자”며 “우리가 단일화 할 것이라는 원칙, 힘을 합쳐 대선에 임할 것이라는 원칙만큼은 하루빨리 합의해서 국민들에게 제시하자”고 요구했다.
이번 문 후보의 발언은 공식석상에서 처음 안 후보를 향해 직접 단일화를 제안한 것이다.
그는 “대다수의 국민이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안 후보와 단일화해 힘을 합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나와 안 후보의 의무이며 안 후보도 단일화의 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가 45일, 후보등록일은 20일 밖에 남지 않아 시간이 없다”며 “이는 국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안 후보 측에 단일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이날 전북 군산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 33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치개혁에 대한) 진심이 담긴 약속이 있어야 정권교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개혁 없이 정권교체는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제주에서도 4·11 총선을 예로 들어 말씀을 드렸다”며 “진정한 정치개혁 또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좋으니 정말 진심이 담긴 (정치개혁에 대한) 약속들이 있어야 정권교체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문 후보 측과 민주당의 정치개혁에 대한 진정성있는 약속과 실천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단일화를 시작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사실상 거부 의사로 풀이된다.
한편, 문 후보와 안 후보 측의 단일화가 오리무중에 빠질 무렵 새누리당은 이와 관련해 “전형적인 야합이자 참 나쁜 단일화”라고 맹비난에 나섰다.

권영세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본부 회의를 통해 “(문·안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는) 스스로도 '친노(친노무현) 폐족'이라고 했던 사람 중심으로 한 일부 정파들이 안 후보를 불쏘시개 삼아 실패한 친노 정권을 부활하려는 획책과 속임수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실장은 특히 “안 후보가 진정 민주당의 기득권 세력을 쇄신·퇴진 대상으로 봤다면 그건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뿐 아니라 친노 핵심이자 지난 총선에서 계파 이익에 가장 충실했던 문 후보를 주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안 후보 측과 문 후보 측의 단일화가 아닌 ‘결별’을 주장했다.
안형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역시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가치연합 운운하지만 단일화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정치적 담합일 뿐”이라며 “문 후보는 무소속 후보 눈치를 그만 보고 소신 있는 행보를 보여 달라”며 “지금의 단일화는 정치 공학적 연대이자, 박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묻지 마’ 반대연합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세 대선 후보간 ‘단일화’에 대한 시각이 상이하게 다른 만큼 단일화 논의가 11월 초 내에 전개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후보측이 5일 광주서 열린 전남대 강연에서 단일화에 대한 추가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여 오리무중에 빠진 단일화가 이날을 기점으로 수습에 들어갈지 외려 난관에 봉착할 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