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G 코로나에 매출 ‘6년 전’으로
럭셔리‧디지털 업고 코로나 막아낸 LG생건
코로나19가 화장품 업계 1,2위를 뒤바꿨다. 장기간 K-뷰티 간판 자리를 지키고 있던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의 공격으로 LG생활건강에 그 자리를 내어줬다. LG생활건강은 올해도 내실을 다져서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5일 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4조 9301억원, 15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5%, 69.8% 감소했다. 지난해 연매출액은 무려 6년 전인 2014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생건의 매출은 2.1% 증가한 7조 8445억원, 영업이익은 3.8% 증가한 1조 2209억원이다. 뷰티 부문 매출은 코로나19의 타격을 피하지 못해 6.1% 줄어든 4조 4581억원, 영업이익은 8.3% 줄어든 8228억원이지만 증감율이나 영업이익 측면에서 아모레퍼시픽을 넘어섰다.
업계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의 희비를 가른 요인은 해외 시장 브랜드 전략과 디지털 전환 속도 차이라고 분석한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시장에서 로드숍 등 중저가 브랜드를 강화했지만 LG생건은 해외 시장에서 ‘후’ 등에 대한 럭셔리 브랜딩 전략을 시도했다.
코로나19 이전 아모레퍼시픽은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효자 로드숍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등 해외 시장을 상대로 높은 매출을 올렸다. 이러한 전략은 코로나19 이후 역신장의 주요 원인이 됐다. 에뛰드, 이니스프리는 모두 30% 후반대의 매출 감소율을 보였다. 효자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경우 영업이익이 89% 감소한 70억원까지 떨어졌다. 에스쁘아 또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내 사업은 유동 인구가 감소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면세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 매출이 하락했다”라고 전했다. 국내사업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매출 2조 7064억원과 63% 감소한 영업이익 1172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시장 또한 코로나19로 소비 동결 현상 와중 보복 소비로 고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저가 브랜드에 대한 수요는 현저히 떨어졌다.
반면 LG생건은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럭셔리’ 전략을 활용했다. 특히 2014년 중국 시진핑 주석의 아내 펑리위안 여사가 LG생건의 ‘후’를 사용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후는 당해 국내 면세점 판매 1위에 등극했다.
이후 후는 럭셔리 전략으로 LG생건의 중국 시장 매출을 견인했다. 후는 중국에서 2016년 매출 1조원을 찍었고, 2018년에는 2011년 진출한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보다 먼저 2조원를 돌파했다. LG생활건강 중국 매출 중 80% 이상을 후가 차지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럭셔리 전략은 통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LG생건은 럭셔리 전략을 통해 면세점 봉쇄 등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매출 2% 하락에 그치고 중국 법인 매출의 경우 22% 성장하며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전환 속도도 LG생건이 상대적으로 빨랐다. LG생건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더페이스샵 흡수 합병 등을 통해 오프라인 로드샵 브랜드의 몸집을 줄이고 국내외 유통 채널에 대한 디지털 체질 개선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 결과 지난 언택트 광군제에서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쾌거를 이뤘다.
아모레퍼시픽은 LG생건의 쾌거를 타산지석 삼고자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중국 시장에서도 설화수의 럭셔리 브랜딩 전략 강화로 올해를 기사회생의 해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내외 메이저 플랫폼과 협업 관계를 강화하고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마케팅 역량을 가화하는 등 사업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해 5조 6000억원의 매출과 3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