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상승세 추이를 봐가면서 통화 긴축 정도를 조절하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물가 인상 정도가 예상 범위 내에 있으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면서도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10월 이후 스탠스를 달리 취할 수도 있다면서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10월 이후 국제유가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 현재 기준금리는 2.25%다. 하지만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며 금리 범위는 2.25~2.50%로 인상됐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2.25%) 보다 상단 기준 0.25%포인트 높아져 한미 금리는 역전된 상황이다. 한은은 자본의 해외 유출 등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이 계속 이어질 경우 추가로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의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상했던 물가 기조에서 벗어나면 정책의 폭과 크기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6.0% 올라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물가가 당분간 6%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물가가 7%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7월달에 생각하는 물가상승의 경로는 해외 요인의 큰 변동이 없다면 6%를 좀 넘어서 2~3개월 지속된 후 조금씩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 예상대로라면 다시 50bp(1bp=0.01%포인트)를 올리지 않고 25bp씩 조금씩 올려서 물가상승세를 완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정책 대응의 시기와 폭은 제반 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물가와 성장 흐름이 기존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25bp(1bp=0.01%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향후 긴축 완화 시기와 정도를 결정할 최대 변수로는 국제유가를 꼽았다. 그는 "저희가 예상하는 기조대로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마 유가 수준이 될 것 같다"며 "10월 이후 국제유가가 크게 오른다면 저희의 예상한 것 이상으로 물가가 오르고, 그렇다면 정책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1~2개월 사이에 국제유가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저희 예상대로 가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물가 상황을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로 높아졌으며 근원 및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크게 상승했다"며 "현 상황에서 물가 대응에 실기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돼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향후 보다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지고 경제 전반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물가를 금리만으로는 잡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금리를 그대로 두고 잡기도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라며 "기재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는 폭으로 가고 있는 것은 국제적으로 볼 때는 굉장히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일관성을 갖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저희는 재정정책과의 정책 공조가 이뤄지면, 국제유가만 안정되면 물가를 저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물론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정부와 함께 이들에 대한 선별적 지원 방안을 계속 강구해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코로나19 지원 프로그램의 대출금리를 0.25%로 유지하는 한편, 주택금융공사 출자 등을 통해 가계부채의 구조 개선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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