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업익·순익 40% 급감…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의 평가손실 탓
설계사 A 씨, 고객 돈 43억원 편취…사측 “개인의 일탈” 나 몰라라해
자금세탁방지 의무위반…FIU, 한화생명에 과태료 7천590만원 부과
한화생명(대표이사 여승주)이 올해 추락했다. 한화생명은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보험과 금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사장(최고글로벌책임자)이 이끌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1조80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242억원)보다 40.8%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같은 기간 보험영업으로 7조7683억원을 벌어 16.1%(1조768억원) 급증했다. 이에 따른 이 기간 한화생명의 영업이익률은 13.9%로 13.4%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여승주 대표이사가 1000원치를 팔아 전년 3분기 273원의 이익을 냈지만, 올해에는 139원을 벌었다는 뜻이다. 통상 영업이익은 경영능력을 뜻한다.
영업이익률과 함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추락했다. 1~3분기 한화생명의 ROA, ROE는 각각 0.6%, 5%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0.3%포인트, 13.1%포인트 감소했다.
보장성보험 판매증가에 따른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의 성장 등으로 안정적인 보험 손익을 거뒀지만,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의 평가손실 등으로 손익이 줄었다는 게 한화생명 설명이다.
반면, 업계 일가의 주장은 다르다. 한화생명이 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일삼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한화생명 소속 보험설계사 A씨가 허위 신탁상품 가입을 권유하면서 고객 67명으로부터 43억원을 편취했다.
설계사 A씨, 고객 67명으로부터 43억원 편취…회사 탓 對 개인 일탈 ‘팽팽’
A 씨는 고객에게 무이자 보험 대출을 받은 이후 보험사 상품에 투자하면 연이율 10%를 보장해 준다며 대출을 권유했다. 다만, A씨가 안내한 대출은 실제로 금리가 연 10%대이며, 투자 상품은 존재하지 않았다.
피해고객은 한화생명 책임이고 항의했지만, 한화생명은 설계사 개인의 일탈이라며 책임이 없다는 태도다.
법원은 A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으며, 피해고객이 한화생명과 A 씨를 상대로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등을 요구하는 수십억원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A 씨가 속한 대리점 지점장이 해당 설계사의 보험 모집행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내버려 둬서다.
이들 피해고객은 초기 피해액은 2400만원 수준이었지만, 한화생명과 대리점 측이 해당 설계사에 대한 미흡한 제재로 A 씨가 올해 2월까지 한화생명 보험설계사 자격을 유지하면서 가입자를 지속해 모집했다. 이로 인해 피해고객이 67명으로, 관련 금액은 43억원으로 각각 급증했다는 게 피해고객 주장이다.
현재 한화생명은 설계사 개인의 일탈 행위라고, 피해고객은 한화생명의 내부통제 소홀이라고 맞서고 있다.
조용식 노부법인벽성의 대표 노무사는 이와 관련, “한화생명이 이 같은 사기행각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부실한 내부통제 때문에 몰랐는지가 쟁점이다. 어떤 결론이 나도 한화생명으로서는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법원은 삼성화재 보험설계사가 고객에게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속이며 사기 행위를 저지른 사건에 대해 보험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더라도 삼성화재에 50%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여기에 한화생명이 의심스러운 거래, 고액현금거래 보고의무 등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제재를 받았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 한화생명에 과태료 7590만원 부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한화생명에 과태료 7590만원을 최근 부과했다.
한화생명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의심스러운 거래 보고대상으로 결정한 금융거래 44건을 보고기한보다 짧게는 2영업일, 길게는 324영업일까지 초과해 FIU에 보고했기 때문이다.
특정금융정보법 등은 금융거래의 상대방이 자금세탁이나 공중협박자금조달(테러자금조달) 행위를 하고 있다고 의심될 경우 금융회사가 보고대상으로 결정한 날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FIU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1000만원 이상(2019년 7월 1일 이전은 2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금융거래 상대방에게 주거나 받으면 30일 이내에 FIU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한화생명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6월 사이 2000만원 이상의 고액 현금거래 8건, 2020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발생한 1000만원 이상의 고액 현금거래 20건을 FIU에 최대 552일까지 늦게 보고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생명의 비 ESG 경영이 실적으로 이어졌다. 현재 기업의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