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 수익 부진을 보완하기 위해 카드론 확대에 나섰던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방어 전략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의 대환대출 잔액은 1조4146억원으로 전월 대비 5.7% 증가했다.
대환대출은 기존 카드론을 상환하지 못한 차주가 다시 카드사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구조로, 연체율 증가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대환대출 잔액은 우리카드가 305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2699억원), 신한카드(2607억원)가 뒤를 이었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비씨카드(18.7%), 롯데카드(17%), 삼성카드(16.2%) 등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카드론 잔액도 전월 대비 약 1000억원 늘어난 39조3871억원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삼성카드(571억원), 현대카드(514억원), 신한카드(109억원) 등 대형 카드사들이 카드론 중심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영향이 컸다.
이 같은 구조적 전환은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 축소에 기인한다. 지난 18년간 정부의 15차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카드사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현재 우대 수수료율은 최저 0.4%까지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카드론 확대는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등 6개 주요 카드사의 순이익은 5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감소했다. 특히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실적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롯데카드, 우리카드 등 카드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개인정보 및 건전성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최근에는 현대카드에 대해 카드론 급증을 문제 삼아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에도 스트레스 금리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외 ABS 발행, 신용등급 상향, PLCC(상업자표시카드) 확대 등을 통한 자금조달 다변화와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지난해 카드론 수익은 13% 증가했지만, 대손충당금 증가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며 “신사업 확대가 어려운 만큼, 현실적인 비용 효율화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