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전장 협력 확대…한국 기업 위상 급부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참관객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팩트인뉴스=남하나 기자 | 최근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이어 한국을 찾으며 반도체·인공지능(AI)·전장(차량용 부품) 등 핵심 산업에서 국내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래 첨단산업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단순한 공급망 파트너를 넘어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적 동맹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김장을 맞추듯 글로벌 거물급 CEO들의 방한 일정이 촘촘히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삼성, LG, SK,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 및 경영진과 잇달아 회동하며 신기술 개발과 공급망 협력 구상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AI·전장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면서 글로벌 협력 구조 역시 재편되는 분위기다.

2년 만에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을 함께 하며 차량용 부품 공급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은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삼성SDI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삼성 주요 계열사가 전장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번 회동의 의미는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12일에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크리스토퍼 푸케 CEO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잇달아 방문했다. 그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만나 최신 EUV 장비 개발 및 공급 전략, AI 반도체 시장 전망을 공유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SML의 핵심 고객사로 꼽히며, 이미 최첨단 ‘하이 NA EUV’ 장비를 기반으로 첨단 공정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APEC 참석 차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갖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따로 만났다.

이 회동을 계기로 국내 기업과 엔비디아 간 협력은 더욱 가속화됐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으며, SK그룹은 엔비디아 GPU를 기반으로 ‘제조 AI 클라우드’를 개발한다.

업계는 반도체·AI·전장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기술 경쟁력을 갖추면서 글로벌 공급망 지형이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 기업들이 신기술 개발 과정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다만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만큼 협력을 공고히 하고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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