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재배면적 증가 가능성 제기
격리·가공확대 등 구조대책 필요

경기 용인시 한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관계자가 올해 도정한 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용인시 한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관계자가 올해 도정한 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팩트인뉴스=남하나 기자 | 올해 수확기 산지쌀값이 20㎏당 5만7000원대까지 치솟으며 수확기 끝자락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 10월 초 정점을 지나면 완만히 하향하는 흐름이 일반적이지만, 정부의 신곡 10만t 선제격리 조치 이후에도 가격이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내년 벼 재배면적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 정곡(20㎏) 산지가격은 5만7046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4만6021원)보다 23.9% 높다.

80㎏(한 가마) 기준으로는 22만8184원으로 1년 새 4만4100원 올랐다. 특히 수확기 정점이던 10월 5일 산지쌀값은 6만1988원까지 뛰어 2017년 통계 개편 이후 처음으로 20㎏당 6만원을 돌파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확정한 올해산 쌀 생산량은 353만9000t으로 예상 소비량(340만9000t)을 약 13만t 웃돈다. 정부는 수확기 대책을 통해 과잉 생산량을 16만5000t으로 추정하고 이 중 10만t을 선제격리해 시장으로 풀리는 초과물량을 3만t 수준으로 제한했다.

소비자 가격도 여전히 높은 흐름을 유지한다. aT KAMIS 기준 쌀(상품) 소매가격은 20㎏당 6만2427원으로 전년 대비 14.3%, 평년 대비 12.7% 상승했다.

쌀값 강세는 내년 재배면적 반등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최근 10년간 쌀 재배면적은 소비 감소와 타작물 전환 정책에 힘입어 매년 소폭 줄어드는 구조였지만, 올해 논콩 가격 하락과 수익성 부진으로 벼농가 회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벼농사는 기계화율이 높아 노동 부담이 적고 가격 상승 시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되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 시행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변수다. 개정안은 쌀값이 과잉공급 등으로 떨어질 경우 정부가 재량적으로 매입 물량을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의무매입보다는 완화됐지만, 여전히 ‘가격이 떨어지면 정부가 사준다’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농업계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격리 중심의 단기 처방만으로는 반복되는 가격 변동성을 잡기 어렵다며 논 타작물 확대, 쌀 가공식품 산업 지원 등 구조적 수급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지 않으면 재배면적 확대→과잉 생산→격리 의존이라는 악순환이 내년에도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국산 쌀로 만든 우리술·가공식품 판촉 행사와 쌀 가공업체 품평회 등 소비 확대 정책을 진행 중이며, 내년 1월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를 반영해 추가 격리 여부를 포함한 후속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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