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 수출 타격 불가피
미·멕시코 안보·통상 공조 강화 속 보호무역 기조 가속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달 3일(현지 시간) 멕시코시티 정부 청사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달 3일(현지 시간) 멕시코시티 정부 청사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팩트인뉴스=박숙자 기자 | 멕시코 의회가 한국·중국 등 자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의 수입품에 최고 50%까지 관세를 매기는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

중국산 수입품 우회(환적) 방지를 요구해 온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과 멕시코의 자국 제조업 보호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멕시코 상원은 전날 하원을 통과한 관세 인상 법안을 찬성 76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되는 약 1400개 품목에 대해 5~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산 자동차에는 최고 수준인 50%의 관세가 적용된다. FT는 이를 “WTO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사실상 최고 수준의 관세”라고 평가했다.

중국 업체들은 현재 멕시코 승용차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멕시코가 중국산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였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을 부인했다. 그는 “중국뿐 아니라 멕시코와 FTA를 맺지 않은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조치”라며 “자동차·섬유 등 자국 산업 보호와 국내 생산 확대가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어느 나라와도 갈등을 바라지 않는다”며 중국과의 외교적 충돌을 피하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통상·안보 이해와 맞물린 결정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가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환적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우려와 궤를 같이한다고 전했다.

FT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내 중국 경제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며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강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2026년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를 앞두고 대미(對美) 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미국은 이미 중국산 부품이 포함된 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해 왔다. 실제 미국은 멕시코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양국 교역규모는 지난해 8400억달러로 중국과의 교역 규모의 7배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에서 “일방주의·보호주의적 잘못된 조치”라며 멕시코에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국 역시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만큼 직접적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한국은 멕시코를 ‘효자 수출시장’으로 여겨 왔으며, 자동차·철강·기계류 등 주요 품목에서 관세 인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멕시코 의회는 이번 관세 인상과 함께 통상 관련 부처가 시장 상황에 따라 관세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도 함께 승인해 향후 추가 변동 가능성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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