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지침 손질 검토…환율 안정 효과도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팩트인뉴스=남하나 기자 |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금 운용 전략 전반에 대한 고민을 주문한 데 따른 조치로, 1400조원 이상을 굴리는 최대 기관투자자의 자산 배분 변화가 국내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국민연금 고갈 연도가 늦춰졌다”며 “국민연금도 주가 상승의 혜택을 크게 본 만큼 국민들도 이익을 본 셈”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주식시장은 명백히 저평가돼 왔다”며 “정상적인 거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재 국민연금 운용 수익은 200조원을 넘었고, 자산군 가운데 국내 주식의 성과가 가장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내년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투자지침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내년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5.6%까지 올라섰다. 이는 올해 말 목표치인 14.9%를 이미 웃도는 수준으로,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를 들어 기계적 매도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2020년 코로나19 이후 증시 랠리로 국내주식 비중이 20%를 넘자, 당시 목표치였던 17.3%에 맞추기 위해 매도에 나선 바 있다.

현재 적용 중인 ‘2025~2029년 중기 자산배분 전략’에 따르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14.9%이며,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는 ±3%포인트다.

이를 초과할 경우 기계적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전술적자산배분(TAA) 재량을 활용하면 최대 19.9%까지는 매도 없이 운용이 가능하다. 다만 내년 국내주식 목표치는 14.4%로 더 낮아질 예정이어서 운용 여력은 오히려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연금의 3분기 말 운용자산은 1361조2000억원으로, 이 중 국내주식은 211조9000억원에 달한다. 국내주식 비중이 1%포인트 늘어날 경우 13조원 이상이 증시에 유입되는 구조로, 증시 부양과 함께 외화 유출을 줄여 환율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검토가 ‘코스피 5000’ 도약을 뒷받침할 제도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국민연금이 단기적인 경기 부양이나 환율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대한 중장기 전망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연금의 특성상 투자 결정은 기금운용위원회의 신중한 판단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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