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완전 변경, 완성도 높아…아날로그·디지털 공존, 손맛이 짜릿
리미티드트림, 강력한 주행성능 구현…최첨단 안전·편의사양 기본장착
오프로드 주파능력 탁월하고 야외활동에 특화, 적재공간 2000ℓ에 육박

지프 랭글러는 1987년 출시 이후 10년 주기로 완전변경했다. 랭글러 오버랜드 역시 11년 만에 나와 완성도를 높였다. [사진=정수남 기자]
지프 랭글러는 1987년 출시 이후 10년 주기로 완전변경했다. 랭글러 오버랜드 역시 11년 만에 나와 완성도를 높였다. [사진=정수남 기자]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초 미국은 독일의 4륜구동 군용 차량 T6에 대항하기 위해 윌리스 오버랜드를 통해 군용 지프를 만들기 시작했다.
윌리스 오버랜드가 1963년 사륜 군용 지프를 지프라고 명명하면서 지프는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 현 스텔란티스)의 전략 브랜드이자, 4륜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일컫는 고유명사가 됐다.
21세기에 오버랜드가 부활했다. 스텔란티스가 지프 랭글러, 루비콘, 오버랜드 등 신형 6종을 선보여서다.
9년 만에 만난 랭글러의 전면부는 변함없이 지프의 유전자인 세로 일곱줄의 라디에이터그릴을 갖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9년 만에 만난 랭글러의 전면부는 변함없이 지프의 유전자인 세로 일곱줄의 라디에이터그릴을 갖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9년 만에 지프의 운전대를 최근 잡았다. 오버랜드 4도어를 통해서다.

우선 오버랜드의 검은색 차체가 오프로드 전용이라는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차체는 2도어와 큰 차이가 없다. 전면에 7개 세로라디에이터그릴이 지프임을 말하고 있다.

양옆의 대형 지프의 발광다이오드(LCD) 헤드라이트가 전면에 강한 인상을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 휀다에 자리한 방향지시등이 새롭다. 체중 100㎞의 성인이 올라가도 이상 없는 전면 범퍼와 범퍼 좌우측에 자리한 안개 등은 지프의 개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버랜드의 측면 디자인은 깔끔하다. 앞도어 하단에 오버랜드 배지와 진공증착한 JEEP로고가 부착됐을 뿐. [사진=정수남 기자]
오버랜드의 측면 디자인은 깔끔하다. 앞도어 하단에 오버랜드 배지와 진공증착한 JEEP로고가 부착됐을 뿐. [사진=정수남 기자]

측면 디자인은 깔끔하다.

다만, 앞 도어 하단에 오버랜드 배지와 진공증착한 JEEP가 부착됐다. 통상 후면에 있던 랭글러 리미니트(트림)가 그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차체 후면도 지프의 DNA(유전자)를 계승했다. 트렁크 도어에 탑재된 지프 로고가 새겨진 스페어타이 보관함이 오버랜드에도 있다.

사각형의 후미등 역시 입체감을 살렸지만, 레니게이드 후미등에 있는 ‘X’자 모양은 빠졌다.

랭글러 오버랜드는 종전 최고 트림이던 사하라를 모태로 한다. 이로 인해 2000㏄ 4기통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268마력, 최대토크 40.8㎏·m를 구현했다. 오버랜드 2.0 가솔린 엔진의 연비는 5등급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랭글러 오버랜드는 종전 최고 트림이던 사하라를 모태로 한다. 이로 인해 2000㏄ 4기통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268마력, 최대토크 40.8㎏·m를 구현했다. 오버랜드 2.0 가솔린 엔진의 연비는 5등급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종전 랭글러의 최고 트림인 사하라를 바탕으로 한 오버랜드가 진보한 안전 사양과 디자인 등으로 야외와 도심의 운행에 최적화했다는 게 지프 측 설명이다.

스마트 키로 도어를 열자, 확 바뀐 랭글러 오버랜드의 1열이 눈에 들어온다.

오버랜드로 부활한 새로워진 랭글러를 느끼기 위해 성급하게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2.0 터보 휘발유엔진이 조용하다.

오버랜드 1열. 기존 지프 차량처럼 오밀조밀하고, 절벽형 대시보드가 이채롭다. [사진=정수남 기자]
오버랜드 1열. 기존 지프 차량처럼 오밀조밀하고, 절벽형 대시보드가 이채롭다. [사진=정수남 기자]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배기가스 조작사건) 등으로 디젤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지프의 엔진 운용 전략이 작동해서다.

평일에도 차량이 많은 서울 강변북로를 잡았다. 빈틈에서 치고 가나는 오버랜드가 단거리 제왕인 치타를 닮은 느낌이다.

중저속에서 빠른 응답성으로 2000㏄지만, 5초대의 제로백(1500rpm)을 찍었다. 최근 2000㏄ 차량이 100㎞에 2000rpm을 보이는 점과 비교된다.

이어 오버랜드는 자유로에서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9년 전 시승한 랭글러 2.0 디젤 엔진의 둔탁하던 느낌과는 전혀 다르다.

오버랜드 계기판. [사진6=정수남 기자]
오버랜드 계기판. [사진6=정수남 기자]

파주 디스플레이 단지 부근에서 차량이 늘었다.

오버랜드가 질주 본능으로 속도를 높이자 앞차와 간격이 좁아졌다. 오버랜드 스스로 충돌과 추돌 경보음을 내고, 이를 계기판에 나타낸다.

오버랜드는 차량 뒤쪽 사각지대에 차량이 들어오자 이를 사이드미러에 삼각형 경고등을 표시하면서, 안전 운행을 돕는다.

종전 미국 차는 크고 튼튼하다는 고정 관념이었지만, 오버랜드는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대거 기본으로 탑재한 유럽산 차량과 별반 다르지 않다. 눈높이가 높은 한국 고객을 위한 조치다.

차량 실내를 일별했다.

(위부터)계기판에는 구동 상황이 나타난다. 오버랜드의 구동 변환봉과 변속기. [사진=정수남 기자]
(위부터)계기판에는 구동 상황이 나타난다. 오버랜드의 구동 변환봉과 변속기. [사진=정수남 기자]

레니게이드와 마찬가지로 오버랜드 역시 계기판에 많은 차량 정보를 담고 있다. 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계기판에 구현했고, 좁은 대시보드, 절벽형 센터페시아가 여전하다.

이곳에 자리한 입체형 계기판과 12인치 액정표시장치(LCD) 등이 실내에 개성을 부여하고 있다.

파주 출판단지를 지나자 차량이 뜸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다.

오버랜드는 고속에서도 즉답성을 보이며 최고 속도(3000rpm)에 도달했다. 2.0 4기통 터보 엔진이 최고 출력 268마력, 최대토크 40.8㎏·m를 구현해서다.

오버랜드는 강력한 주행 성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타이어 폭 255㎜, 편평비 70%인 래디알 브리지스톤 타이어가 18인치 알로이 휠에 실렸다. [사진=정수남 기자]
오버랜드는 강력한 주행 성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타이어 폭 255㎜, 편평비 70%인 래디알 브리지스톤 타이어가 18인치 알로이 휠에 실렸다. [사진=정수남 기자]

예전 3.6 엔진으로 최고 출력 284마력인 점과 비교하면, 오버랜드가 혁신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그러면서도 잦은 회전구간에서도 전혀 속도에 밀리지 않는 정교한 모습이다. 이륜구동에서다.

변속기 왼쪽에 자리한 구동 변환 레버를 4륜으로 놓자 바퀴 굴림 소음이 이륜구동보다 커지지만, 오버랜드는 급회전 구간에서 언더스티어링이나 오버스티어링 현상 없이 정확한 코너링을 보여준다.

이어 레버를 오른쪽으로 밀자 선택형 4륜구동이다. 이륜과 마찬가지로 주행이 경쾌하면서 네바퀴가 지면을 움켜쥔다.

1열 지붕은 레버 4개만 제치면 열 수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1열 지붕은 레버 4개만 제치면 열 수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고속에서 변속기를 수동으로 놓고 이륜과 사륜을 모두 경험했다. 큰 차이가 없다. 9년 전 랭글러의 2륜과 4륜 선택이 조그셔틀이던 것을 개선했만, 주행 성능은 여전하다.

9년 전 강원도의 눈 쌓인 산길을 달리면서 느꼈던 안정감을 오버랜드에서 다시 느꼈다.

게다가 수동변속기에 대한 향수를 가진 운전자가 오버랜드와 함께 하면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점도 운전하는 재미를 배가한다.

수동과 자동 변속에서 2륜과 4륜, 4륜 저속 등의 변화를 느끼는 게 오버랜드의 강점이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12인치 LCD를 통해 차량 상황 등을 알 수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센터페시아에 있는 12인치 LCD를 통해 차량 상황 등을 알 수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오버랜드는 18인치 알로이휠에 폭 255㎜, 편평비 70%의 적재 중량 113(1150㎏), 속도기호 T(190㎞)의 브리지스톤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이는 오버랜드의 안정적인 주행을 뒷받침 하는 요인이다.

임진각 인근 오프로드를 달렸다. 4륜 저속에서 오버랜드는 거친 자갈길을 안정적으로 질주했다.

오버랜드로 4륜 자동이나 선택형 4륜으로 달리다, 신호 대기 등으로 정차 후 다시 출발할 경우 이륜이나 4륜 저속으로 변환해야 한다. 주행 중 4륜 저속으로 변환은 불가능하다.

파주에서 오버랜드 외관을 살폈다.

오버랜드의 대형 사이드미러가 뒤쪽 사각지대에 지프 차량이 들어오자, 빨강 삼각형을 표시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1열 지붕은 4개, 전체는 8개의 레버를 제치면 개폐 가능하다. 이전 모델보다 개폐가 수월해졌지만, 2열은 토치가 있어야 개폐할 수 있다.

최근 디지털 시대에 다소 뒤떨어진 부분일 수도 있지만, 지프가 야외 활동을 즐기는 아날로그 적인 삶에 최적회한 차량임을 고려하면, 오히려 매력적인 부분이다. 오버랜드의 가장 큰 매력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합이랄까?

그러면서도 오버랜드는 오토 스탑 앤 스타트 기능을 기본으로 지니면서 환경과 고효율을 모두 충족한다.

이번 시승 후 오밴드의 연비는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으로 ℓ당 9.6㎞를 기록했다. 이는 국토부 승인 9㎞/ℓ(5등급)보다 높은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3g/㎞로 국산 중형 세단과 큰 차이가 없다.

지프는 현재 오프로드 전용 4륜구동 SUV의 대명사로 자리했다. 오버랜드는 오프로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였다. [사진=정수남 기자]
지프는 현재 오프로드 전용 4륜구동 SUV의 대명사로 자리했다. 오버랜드는 오프로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였다. [사진=정수남 기자]

오버랜드가 야외 활동을 위한 전용 차량인 만큼 적재공간도 탁월하다. 끈을 당겨 2열을 모두 접으면 오버랜드의 적재공간은 2000ℓ에 육박한다.

경쟁 차량은 1열 좌석이 뒤쪽으로 위치하면 2열을 접을 때 2열 헤드레스트가 1열 등받이에 걸린다. 헤드레스트를 빼거나 1열을 앞으로 당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오버랜드는 끈을 당기면 헤드레스트 역시 자동으로 접힌다.

중앙 콘솔함 뒤 독립 송풍구를 적용해 2열 탑승객을 배려했다. 기존 차량의 경우 2열 탑승객은 1열에 위치한 송풍구에만 의지했다.

오버랜드의 적재공간은 최대 2000ℓ로 야외활동에 죄적화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오버랜드의 적재공간은 최대 2000ℓ로 야외활동에 죄적화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업계 관계자는 “랭글러가 1987년 첫선을 보인 이후, 1997년 2세대, 2007년 3세대 등 지프는 10년 주기로 혁신을 단행했다. 최근 행락철을 맞아 지프가 한국 고객의 욕구를 충족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지프는 한국에서 7166대를, 올해 1분기 1117대를 각각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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