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공기관 7곳 기재부 산하로…업무 중복 따른 기관 재편 가능성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당국 조직개편의 향방에 따라 금융 공공기관 지형이 대폭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기획재정부에 흡수될 경우, 금융위 산하 주요 공공기관들도 기재부 산하로 이동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현재 경제부처 개편안을 두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다. 개편안의 핵심은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하고, 금융위의 국내 금융 정책 기능을 기재부로 이관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을 독립된 '금융감독위원회'로 전환하고,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은 별도 기관인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 개편이 현실화되면 금융위 산하 산업은행,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주택금융공사 등 7개 금융 공공기관은 모두 기재부 산하로 편입된다. 여기에 한국거래소, 금융보안원, 코스콤, 신용정보원, 보험개발원, 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까지 포함하면 기재부의 영향력은 급격히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기재부가 관리 중인 한국조폐공사, 수출입은행, 한국재정정보원, 한국투자공사 등 4개 기관과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 외청까지 포함하면, 과거 재정경제부 시절에 버금가는 ‘공룡부처’가 부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직 확대 흐름 속에 금융 공공기관의 기능을 조정하고 수를 줄이는 ‘업무 재편’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정책금융기관 간의 기능 중복 문제로 통합 논의가 활발히 진행된 바 있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업무,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중복 등이 대표적인 예다. 2019년에는 이동걸 당시 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과 수은의 통합을 주장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정책금융기관 통합은 존폐 여부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조직 내부의 강한 반발과 부처 간 이해관계 충돌 등 복잡한 정치적 장애물이 존재한다. 실제 2018년 국회에서도 산업은행을 기획재정위원회 소관으로 옮기려는 시도가 정무위원회의 반발로 무산된 사례가 있다.
한 금융 공공기관 관계자는 “금융위와 기재부가 통합된다 해도 산하 기관들의 업무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기재부의 권한과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예산 기능이 빠지더라도 공공기관 수가 많아지면 실질 권력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금융당국 조직 개편이라는 큰 틀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만큼, 향후 공공기관의 소속과 역할 변화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