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생산 유지 약속 만료 앞두고 신차·전동화 전략 분수령
팩트인뉴스=강민철 기자 | 한국 제너럴모터스(GM)의 ‘10년 국내 생산 유지’ 약속 만료가 3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2028년 이후 사업 지속성의 핵심 기준이 전기차 연구개발(R&D) 착수 여부로 좁혀지고 있다.
현재 생산 중인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 이후의 차기 생산 차종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차를 포함한 신차 개발이 한국GM의 중장기 생산 전략과 철수 논란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내부에서는 차기 신차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 특성상 신차 출시는 통상 2~3년 전 R&D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지금 시점에서의 개발 착수 여부가 2028년 이후 공장 가동과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 이후 생산 차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R&D는 향후 한국GM의 존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핵심 잣대로 꼽힌다. 한국GM은 현재까지 국내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지만, GM 본사는 2035년 이후 완전 전기차 전환을 선언한 상태다. 글로벌 전략과 국내 생산 전략 간의 간극이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GM 테크니컬센터코리아(TCK)의 이전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생산공장과 인접해 있던 부평을 떠나 인천 청라로 이전하면서, R&D의 역할과 방향성이 어떻게 재정립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생산과 연계된 개발 기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전동화·가상화 중심의 글로벌 R&D 거점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논의는 2028년 10월로 만료되는 ‘10년 생산 유지’ 약속과 맞물려 있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 이후인 2018년, 10년간 국내 생산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 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이후 회사는 여러 차례 2028년 이후 철수 가능성을 부인해왔다.
최근에는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약 3억 달러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이 GMC와 뷰익(Buick) 브랜드를 포함해 GM의 4개 브랜드가 모두 출시되는 북미 외 첫 시장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GM TCK 역시 캐딜락 비스틱(VISTIQ) 등 다수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가상화 중심의 개발 전략을 통해 연구 환경을 현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GM은 “한국에서의 제품 업그레이드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2028년 이후에도 생산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로 국내 생산 확대와 직결되는 신차·전기차 R&D 착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불확실성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우자동차에서 출발한 한국GM의 정체성은 국내 생산에 있다”며 “전기차를 포함한 차기 생산 차종 결정이 한국GM 사업 방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