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신공항 카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4월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대선공약이었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 하고, “다음 세대까지 부담을 주는 이런 사업을 책임있는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정권 말, 대선이 다가오면서 표심을 노린 여야 각 당이 ‘신공항 카드’를 다시 꺼내들고 있어 공약 남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신공항 유치를 둘러싼 부산과 대구․경북 간의 지역갈등의 불씨마저 재점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신공항 건설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13일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가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검토 작업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내년에 착수키로 했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졌다.
정부는 당초 2014년 신공항 건설 문제를 검토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지방 공항들의 수요 증가 추세가 예상보다 빨라 내년에 용역을 의뢰해 관련조사를 실시키로 했으며 국토부는 이를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기획재정부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부가 정책을 다시 유턴하는 것은 경제성은 뒤로 하고 표심을 노린 정치권의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정치권에선 신공항 건설에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는 13일 대구 제이스호텔에서 열린 대구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동남권 신공항의 필요성과 장소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역시 지난달 17일 대구 동구 안일초등학교를 방문해 “남부권 신공항 건설에 대해 분명히 말하자면, 신공항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대선 공약으로 기회가 된다면 하려고 마음먹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의 신공한 건설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도 신공항 건설 찬성 대열에 서있다. 문 호보는 이달 3일 대구 기자간담회에서 “신공항은 반드시 필요하고 또 대선 공약으로 넣겠다”며 “다만 가장 좋은 입지 선정이 과제인데,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공항 건설이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주자들의 중요한 공약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 중단한 사업에 대해 다시 서둘러 검토 작업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배경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이 거세지자 13일 국토부는 ‘정부, 신공항 검토 내년 착수’보도와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신공한 건설 검토를 앞당겨 내년부터 착수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다만, 최근 제주 등 일부 공항에서 항공수요가 예상보다 높게 증가함에 따라 해당 지자체 등에서 공항 조기포화를 우려해 항공 수요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신공항 건설 또는 공항 확장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항공수요는 공항시설 용량을 결정하는데 있어 기초가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때문에 항공 교통의 특성, 국내외 항공환경 여건 변화 및 추이 등에 대해 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 돼야 하며, 전국적 차원에서 종합적이고 면밀한 조사·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이에 따라 정밀한 검토를 위해 항공법에 의거 5년마다 수립하도록 돼 있는 차기 전국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제5차, ‘16∼’20)을 앞두고, 전국공항에 대해 항공수요를 포함한 다각적인 조사·연구를 통상적인 기간(1.5∼2년)보다 늘려서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 실무차원에서 검토하려는 것으로 특정 지역의 신공항 건설을 위한 검토 착수가 아니라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국토부의 해명에도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13개 공항 중 김포, 제주, 김해를 제외하곤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표심을 노린 정치권이 ‘신공항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른 무리한 신공한 건설에 대한 부작용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